
[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영화 100편’ 가운데 1위에 올랐다.
NYT는 ‘기생충’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에 대한 이야기이자 신자유주의의 참혹함에 대한 맹렬한 질책을 담은 유쾌하면서도 뒤틀리고 불안하면서 충격적인”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봉준호는 폭넓은 코미디와 날카로운 사회 풍자 사이를 유려하게 넘나들며, 결국 필연적인 폭력의 발작으로 모든 것을 불태운다”고 평가했다.
‘기생충’ 외에도 봉 감독의 ‘살인의 추억’(2003)이 99위에 올랐다. NYT는 “한국식 경찰물은 할리우드 장르의 틀에서 벗어난다는 점이 초반부터 드러난다”며 “봉준호 감독은 인간이 마주하는 악과 그 한계에 대한 분명한 관점을 갖고 있으며, 이를 특유의 유머와 드라마로 풀어낸다”고 설명했다.
배우 찰스 멘튼은 ‘살인의 추억’에 대해 “이 영화를 적어도 20번은 봤다. 볼 때마다 다르게 느껴지며, 모든 영화 중 최고의 엔딩을 가진 작품일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2003)는 43위에 올랐다. NYT는 “박찬욱의 ‘복수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인 ‘올드보이’는 망치처럼 강렬하게 내리꽂힌다”며 “주인공이 복도에서 벌이는 액션 장면은 이 반전 가득한 스릴러가 보여주는 오페라 같은 폭력성을 상징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도발적이고 불편한 분위기 속에서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며, 마지막 장면의 모호한 결말까지 강한 인상을 남긴다”고 덧붙였다.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의 자전적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2023)는 86위에 이름을 올렸다. NYT는 “뉴욕과 서울을 오가며 전개되는 이 이야기는 시간, 사랑, 운명에 대한 섬세한 성찰로 가득하다”며 “마지막 장면은 깊은 울림을 남긴다”고 밝혔다.
이번 순위는 2000년 이후 개봉한 작품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NYT는 “지난 25년간 스트리밍 서비스의 부상과 슈퍼히어로 블록버스터의 유행 등 영화 관람 방식에 큰 변화가 있었지만, 그 격변 속에서도 세월을 견뎌낸 영화들을 되돌아보고자 했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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