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해’ 이광희 SC제일은행장, 무거운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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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반년 째에 접어든 이광희 SC제일은행장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 SC제일은행장
취임 반년 째에 접어든 이광희 SC제일은행장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 SC제일은행장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이광희 SC제일은행장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취임 반년 째에 접어든 가운데 그는 내부통제 및 영업이익 강화 등 다양한 숙제를 마주하게 됐다.

◇ 130억원대 여신 금융사고 발생 

은행권에선 금융사고가 끊임없이 적발되고 있다. 최근 몇년 간 이어진 각종 사고로 내부통제 강화가 화두로 떠올랐음에도 부당대출, 횡령 등 각종 금융사고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외국계 시중은행인 SC제일은행도 최근 대규모 금융사고를 공시했다. 

SC제일은행은 여신거래 관련 부당서류 징구로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금융사고 금액은 130억3,100만원이다. 사고 발생 기간은 2022년 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다. 

SC제일은행은 자체 조사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손실예상금액은 미확정됐다. SC제일은행은 금융사고 금액에서 회수예상 금액을 차감한 손실예상 금액을 파악 중이다. 

SC제일은행에서 금융사고가 발생한 것은 올해만 두 번째다. 지난 2월 SC제일은행은 외부인에 의한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사기 의심 금융사고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사고 발생 기간은 2023년 10월 23일부터 지난해 10월 2일이며, 사고 금액은 14억6,790만원이라고 전했다. SC제일은행은 전세 자금 대출 차주의 민원 제기로 해당 사고를 인지했다. 

해당 사고는 세종시에서 발생한 대규모 전세 사기 사건과 연관된 것으로 전해졌다. 비슷한 시기, SC제일은행 외에 다른 시중은행도 이와 관련해 금융사고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130억원대 금융사고는 내부 점검 과정에서 적발됐다. 다만 2년 넘게 사고를 인지하지 못하다가 뒤늦게 적발됐다는 점에서 내부통제시스템에 허점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SC제일은행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자체조사 후 관련 업무 프로세스 개선하고 관련 직원 책임 부과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취임 첫해를 보내고 있는 이광희 행장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이 행장은 올해 초 SC제일은행장에 올랐다. 그는 2015년부터 10년간 회사를 이끈 박종복 전 행장의 후임이다. 이번 사고는 이 행장이 취임하기 전 발생한 사고다. 다만 책무구조도 도입 등 내부통제 강화 압박이 커진 상황을 고려하면 마음이 가볍지 않을 전망이다. 재발 방지를 위한 확고한 시스템 개선을 단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1분기 일회성 기저효과로 순익 급증… 수익성 제고 숙제

이 외에 그가 마주한 과제는 적지 않다. 무엇보다 수익성 개선에 주력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SC제일은행은 2023년부터 2년간 순이익이 감소세를 보여왔다. 올해 1분기엔 전년 대비 174.3% 급증한 순익을 냈지만, 이는 홍콩 ELS 기저효과에 힘입은 결과다.

수익성 개선에 주력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SC제일은행은 올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 SC제일은행

SC제일은행은 1분기 순익 급증에 대해 “전년 1분기에 홍콩 H지수 ELS 상품의 배상 추정액(1,329억원)을 일회성 영업외비용으로 인식했던 것이 기저효과로 작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실질적인 영업이익은 감소세를 보였다. 1분기 영업이익은 1,366억원으로 전년 동기(1,775억원)보다 409억원(23.0%) 감소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은 나란히 줄었다. 이자이익의 경우 고객여신 규모가 증가했음에도 시장금리 하락으로 인한 순이자마진(NIM)의 하락으로 전년 동기보다 4.5% 감소했다.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1.1% 줄었다. 자산관리 부문의 판매수수료 하락과 외환·파생관련 이익이 감소세를 보인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SC제일은행 측은 설명한 바 있다. 

대주주인 SC그룹은 올 초 10년 만에 한국 자회사 CEO에 대한 리더십 교체를 단행하면서 높은 기대를 보낸 바 있다. 디에고 디 조르지 SC그룹 CFO는 “한국은 SC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새로운 은행장의 리더십 아래 수익성과 경쟁력을 갖춘 은행으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취임 당시 자산관리를 중심으로 소매금융을 강화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과연 올해 수익성 제고에 있어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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