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A군 사슬알균 경보…日 STSS 급증, 韓 성홍열 확산

포인트경제

[포인트경제] 한국과 일본에서 같은 균이 서로 다른 모습으로 번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연쇄상구균 독성쇼크증후군(STSS) 환자가 예년보다 가파르게 늘고 있고, 한국에서는 성홍열이 8년 만에 재유행하며 보건 당국이 경계 수위를 높이고 있다.

후생노동성(厚生労働省)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STSS 연간 신고 건수가 2024년에 941명(잠정치)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2025년에는 6월 2일 시점에 이미 977명(잠정치)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1999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빠른 증가 속도다. 당국은 증가 원인으로 ▲코로나19 대책 완화 이후 각종 호흡기 감염병이 동반 증가한 점 ▲A군 사슬알균 인두염 환자 급증 등을 들었다. 후생노동성은 “여행 자체를 자제할 필요는 없지만 손 씻기·상처 관리 등 기본 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권고했다.

감염병 예방 수칙 안내 포스터. 손 씻기, 마스크 착용, 기침 예절이 강조된다/후생노동성 배포자료 갈무리(포인트경제)
감염병 예방 수칙 안내 포스터. 손 씻기, 마스크 착용, 기침 예절이 강조된다/후생노동성 배포자료 갈무리(포인트경제)

A군 사슬알균이 혈류나 근육층까지 침투해 발생하는 STSS는 38도 이상의 고열, 급격한 저혈압, 다발성 장기부전을 특징으로 하며 치사율이 20~30퍼센트에 달한다. 일본 감염증법상 전수 신고 질환(5류)으로 지정돼 있어 전국 의료기관이 즉시 보고해야 한다. 방역 당국은 실시간 신고 체계를 유지하면서 검체 유전자 해석을 통해 전염력·독성이 높은 M1 UK 계열의 분포도 추적 중이다.

반면 한국에서는 같은 균이 일으키는 성홍열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4일 보도자료에서 “올해 5월 24일까지 성홍열 누적 신고가 3809명으로 전년 동기간 1506명 대비 2.5배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전체 환자의 86.8퍼센트가 10세 미만이며, 대구·수도권 순으로 집단 발생이 이어졌다. 질병관리청은 어린이집·유치원·학교 등 소아 집단시설을 대상으로 손 씻기·기침 예절·환경 소독 지침을 재차 안내하고, 성홍열 진단 아동은 항생제 치료 후 24시간까지 등원을 중지하도록 권고했다.

성홍열은 갑작스러운 발열‧인후통으로 시작해 12~48시간 후 목·겨드랑이·몸통에 모래알 같은 붉은 발진이 퍼진다. 항생제를 제때 투여하면 대부분 후유증 없이 회복되지만, 치료가 늦어지면 균이 혈류로 침투해 STSS(독성쇼크증후군) 같은 중증 감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또 면역 반응이 심장판막, 신장을 공격해 류마티스열이나 급성 사구체신염, 중이염 등 합병증을 남길 위험도 있다. 전문가들은 “발열과 발진이 함께 나타나면 즉시 진료를 받고, 증상이 가라앉아도 처방된 항생제를 끝까지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홍열 환자의 전형적인 증상인 붉은 발진, 인두 발적, 딸기 혀가 확인된다/일본피부과학회 홈페이지 갈무리(포안트경제)
성홍열 환자의 전형적인 증상인 붉은 발진, 인두 발적, 딸기 혀가 확인된다/일본피부과학회 홈페이지 갈무리(포안트경제)

세계보건기구(WHO)는 2022년 이후 유럽과 북미 일부 국가에서도 성홍열과 침습성 A군 감염이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은 2024년에만 침습성 GAS(iGAS) 사례가 전년 대비 30퍼센트 늘었다고 발표했으며, 전문가들은 고령층과 기저질환자가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A군 사슬알균 감염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기본 위생이다. 흐르는 물과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고, 기침이나 재채기 때는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며, 상처는 즉시 소독하고 깨끗한 거즈로 덮어야 한다. 집단시설에서는 문손잡이·장난감·책상 등 자주 손이 닿는 표면을 매일 소독하는 것이 권장된다. 일본행 여행자는 귀국 뒤 48시간 이상 고열·근육통이 지속되면 검역 당국에 연락해 신속히 검사를 받는 편이 안전하다.

코로나19 이후 마스크 해제와 이동 증가로 각종 세균·바이러스가 동시에 기승을 부리는 ‘트윈데믹’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방역 전문가들은 “일상을 유지하면서도 손 씻기·기침 예절 같은 기본 수칙을 생활화해야 A군 사슬알균뿐 아니라 다른 호흡기 감염병도 함께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포인트경제 도쿄 특파원 박진우 기자]

Copyright ⓒ 포인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돋보기] A군 사슬알균 경보…日 STSS 급증, 韓 성홍열 확산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