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찬미 인턴기자] 디즈니·픽사 신작 애니메이션 '엘리오'는 어드벤처·SF 영화다. 지구에서 외톨이라 느끼며 외계인에게 납치되기를 바랐던 소년 엘리오가 어느 날 작은 오해로 인해 지구 대표로 우주에 소환되며 시작된다. 엘리오는 그곳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자신이 진정으로 속할 곳을 찾아간다.
◆ "우리는 혼자일까?"…우주에 보내는 지구의 목소리
영화는 보이저 1호·2호에 실은 '골든 레코드'를 모티브로 시작된다. 이 레코드에는 55개 언어로 된 인사말과 지구의 이미지들이 담겨 있다. 지구의 다양한 목소리와 문화를 우주에 전달한다. 이 장면은 인간이 여러 언어와 문화를 가지고 있음에도, 우주 너머 다른 생명체와 연결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리고 영화는 이 모든 여정의 출발점이 바로 "우리는 혼자일까?"라는 질문임을 전한다.
◆ "그냥... 나도 어딘가에 속하고 싶어"
엘리오는 내면에 소속되고 싶은 욕구와 가족에 대한 갈망을 안고 있지만, 처음에는 주변과의 단절과 오해 속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한다. 이야기 속에서 그런 엘리오의 언어와 태도는 주변 인물들과의 갈등을 낳기도 하고, 서로를 이해하고자 하는 과정으로 조금씩 변화를 만들어 간다. 어른 역시 완벽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드러내며, 가족 간의 진짜 대화와 공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유대감'으로 강조한다.
영화 후반부에 들어서며 그동안 외면된 감정들이 하나둘 수면 위로 떠오른다. 엘리오가 그 감정들과 마주하게 되면서 진정한 관계 회복의 실마리를 찾아간다. 작품은 감정을 회피하거나 덮으려는 어린이 특유의 반응과, 이를 지켜보며 이해하려 애쓰는 어른들의 모습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서로를 받아들이기까지의 여정은 때로는 답답하지만, 그만큼 진솔하고 현실적이다.

◆ 엘리오·글로든, 서로 다른 형태의 거짓말
엘리오는 거절 당할까 두려워 자신의 이야기를 과장하고 꾸민다. 그러나 뜻밖의 상황을 겪으며 진실이 드러나 점차 스스로의 감정과 마주하게 되고, 숨기고 싶었던 마음을 드러낸다. 흥미로운 부분은, 그의 친구 '글로든' 역시 비슷한 두려움 속에서 '선의의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는 아버지가 기대하는 미래에 맞춰 아무 말 없이 따르며 자신의 진심을 숨겨왔지만, 결국 용기를 내어 그 마음을 솔직하게 고백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고백은 예상 밖의 반응을 이끌어낸다. 엘리오와 글로든이 보여준 서로 다른 형태의 거짓말은 결국 솔직함이 가장 강한 연결의 시작점임을 말해준다.
◆ 있는 그대로의 나…"지구가 문제라 생각했는데 만약 내가 문제라면?"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복제 점토'는 일반적인 SF 영화 속 복제 인간처럼 위협적인 존재로 다뤄지지 않는다. 오히려 이 설정은 인물들이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로 작동한다. 누군가가 원하는 모습만 반복하는 존재가 아닌, 진짜 자신을 받아들이는 여정으로 "그냥 나여도 괜찮다"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복제된 나'와 마주하며 인물들은 자존감을 되짚고 타인의 기대와 나의 진짜 모습을 구분하고, 그 속에서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는다. 영화는 모든 존재가 특별하며, 누구도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부드럽고 따뜻한 시선으로 이야기한다.
◆ 날 필요로 하는 곳이 있지 않을까? 너라서, 필요한 존재
영화는 소속감에 대한 갈망, 사람들 사이의 갈등과 화해, 그리고 진심 어린 사과의 중요성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마음을 닫았던 인물들이 서로에게 손을 내밀고,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관계를 다시 이어나간다. '엘리오'는 외로움 속에서도 나만의 연결을 찾아가려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건넨다.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조차, 사실은 '너라서 필요한 존재'였음을 말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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