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딱 원하는 그림이었다" 6월 승률 공동 4위→한화와 반 게임 차, 다크호스로 떠오른 NC…비결은 호부지표 '문화' [MD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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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19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NC 이호준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수원 김경현 기자] "제가 딱 원하는 그림이었다"

NC 다이노스가 초반 부진을 딛고 순위싸움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6월 승률이 리그 공동 4위다. 이호준 감독은 선전 비결로 '문화'를 꼽았다.

시즌 초 NC는 힘겨운 싸움을 했다. 3월 3승 4패 승률 0.429로 무난한 출발을 했다. 그런데 창원NC파크 구조물 추락 사고라는 대형 이슈가 터졌고, 홈 구장을 쓰지 못하는 떠돌이 신세가 됐다. 4월 승률은 0.350으로 9위가 됐다. 5월부터 반격이 시작됐다. 승률 0.565로 4위로 도약하더니, 6월 역시 8승 1무 7패 0.533으로 공동 4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2위 한화(8승 1무 6패 승률 0.571)와 겨우 반 게임차 차이다.

최근 10경기만 봐도 NC가 얼마나 끈끈해졌나 알 수 있다. NC는 10경기서 5승 1무 4패를 기록했다. 이 중 11일 키움전(7-1 승)과 17일 LG전(6-2 승)을 제외하면 모두 3점 차 이내 승부를 펼쳤다. 지더라도 상대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고, 이길 때는 마운드는 틀어 막고 타자는 쥐어 짜서 어떻게든 승리했다.

지난 LG와의 3연전도 의미가 컸다. LG는 리그 1위 한화와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는 강팀이다. 팀 OPS(0.754) 3위, 평균자책점(3.63) 4위로 가장 균형 잡힌 전력을 자랑한다. 그 LG 상대로 위닝 시리즈를 가져간 것. 앞선 세 번의 시리즈에선 0-15 패배를 포함해 3승 5패로 밀렸다.

2025년 6월 17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NC 이호준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마이데일리

20일 경기 취소 후 '마이데일리'와 만난 이호준 감독은 "두 번째 진 날(18일 8-9 패배)도 쓸 수 있는 전력에서 굉장히 잘한 야구다. 선발이 일찍 무너지면서 힘든 경기가 됐는데, 그걸 역전시켰다. 나중에 동점을 주고 끝내기 패배를 당하긴 했지만 오히려 얻은 게 더 많았다"며 "감독님들이 '게임을 질 때 잘 져야 하고 얻은 게 있어야 한다'는 말을 하시지 않나. 코치 때는 잘 몰랐는데, 감독이 되면서 지는 경기여도 소득이 있는 경기라고 느낌이 올 때가 있다. 그날이 그런 경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애들이 똘똘 뭉치는 모습을 보였다. 저는 사실 3차전은 무조건 이긴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2차전을 졌지만, 분위기는 저희가 이긴 분위기였다. 그래서 3차전은 우리가 무조건 이기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호준 감독의 말대로 팀이 워낙 끈끈하다. 비결을 묻자 "선수들이다.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한 번 찬스가 온다'는 생각을 가지고 야구를 한다"며 "선수들이 그런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팀이 단단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더 기대가 된다"고 답했다.

요즘 주변에서 전화를 많이 받는다고 한다. 이호준 감독은 "NC 야구가 재미있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주위에 연락이 오면 너무 재미있다고 하더라. 다른 팀 팬인데도 전화를 걸어서 그런 말을 많이 하더라"라면서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는 모습에서 문화가 점점 바뀌고 단단해진다는 생각을 한다"고 전했다.

2025년 6월 19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NC 박민우가 7회초 2사 만루서 2타점 적시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단단해진 팀컬러, 끈끈한 문화의 원천은 고참이다. 이호준 감독은 "(박)민우 포함해서 고참들이 그런 분위기를 계속 형성해 준다. 게임에 나가는 어린 선수들은 그 부분을 잘 이해하고 플레이한다. 성의 있고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이 보인다"면서 "그런 모습이 제가 감독으로 오자마자 첫 번째로 만들려고 한 문화다. 그런 부분들이 조금씩 빛을 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코치진도 본격적으로 '싸움'에 뛰어들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호준 감독은 "1군에서 처음 시작하는 코치님들이 몇 분 계신다. 이제 코치님들도 여기서 어떻게 싸워야 되는 지를 캐치하신 것 같다. 지금 미리미리 준비해서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우리 코치진이 안정되어 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

NC 다이노스 김휘집./마이데일리

그 예로 17일 나온 김휘집의 호수비를 들었다. 6회 주자 없는 1사에서 문성주가 3루 선상으로 강한 타구를 날렸다. 김휘집이 몸을 날려 공을 낚아챈 뒤 강한 송구로 1루에서 포스 아웃을 만들었다. 이후 김휘집은 더그아웃을 향해 엄지를 치켜들었다.

이호준 감독은 "김휘집이 선상에서 문성주 타구를 잡아서 1루로 던진 다음 더그아웃에 코치에게 사인을 보내지 않았나. 인터뷰에서도 코치님들이 수비 위치를 잘 잡아주셨다고 말했다. 제가 딱 원하는 그림이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우리 코치진도 선수들에게 더 믿음을 주고 지금 준비도 엄청 열심히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호준 감독은 취임식부터 팀의 문화를 강조했다. 취임 후 반년이 흐른 지금, 서서히 '호부지표 문화'가 팀에 깃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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