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압박에도 또 동결… 美 연준 ‘마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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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8일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금리를 연 4.25~4.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 /AP·뉴시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8일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금리를 연 4.25~4.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 AP·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또 다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준금리 인하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으나 신중론이 유지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경제 및 물가에 미칠 불확실성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 기준금리 4회 연속 동결… 트럼프 대통령, 노골적 압박에도 꿋꿋

연준은 17~18일(현지시간) 열린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연 4.25~4.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연준은 성명서를 통해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노동시장 조건들도 견고하다”면서도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봤다. 이어 “위원회는 장기적으로 최대 고용과 2%의 인플레이션을 달성하고자 한다”며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높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올해 들어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월 29일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렸던 FOMC 회의를 시작으로 3월, 5월, 이달 회의까지 4회 연속 동결이 이뤄졌다.  

이 같은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 속에서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연준을 상대로 기준금리 인하를 강하게 압박해왔다. 현재 인플레이션이 잘 통제되고 있다면서 기준금리를 최소 2%p(퍼센트포인트) 낮춰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했다. 

그럼에도 동결기조를 유지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노골적으로 비난해왔다. 이날 통화정책 결정을 앞두고도 원색적인 비난 발언이 가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우리에겐 멍청한 사람이 있다”며 “그는 오늘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다. 유럽은 10번 내렸지만 우리는 한 번도 내리지 않았다. 그는 나라에 막대한 손실을 입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도널도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 속에서 진행됐다
도널도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연방준비제도를 상대로 기준금리 인하를 강하게 압박해왔다. /  AP·뉴시스 

제롬 파월 의장 등 연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이민 제한 정책 등이 물가와 고용 시장에 미칠 영향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기준금리를 내리는 데 신중한 입장을 보여 왔다. 여기에 최근 이스라엘·이란 분쟁무력 충돌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까지 우려되면서 신중론이 강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파월 의장은 FOMC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관세 인상은 물가를 상승시키고 경제활동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다만 하반기엔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 이날 연준이 공개한 수정 경제전망(SEP)에서 2025년 말 기준금리 예상치는 3.9%(중간값)다. 이는 올해 말까지 2차례에 거쳐 0.25%p씩 금리 인하가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는 지난 3월 제시한 전망치와 같다. 

◇ 관세 정책 불확실성에 통화정책 신중모드

이날 연준은 미국의 경제성장률과 물가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치를 제시했다.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이하 중간값)는 지난 3월(1.7%) 보다 하향 조정된 1.4%로 제시했다. 물가상승률은 2.7%에서 3.0%로 높였다. 

이에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연준의 고민이 깊을 전망이다.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로 한미간 금리격차는 2%p가 유지됐다. 지난달 국내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2.75%에서 2.50%로 낮춘 바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길어지면서 한국은행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한미간 금리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진 가운데 한국만 연속해서 기준금리를 내리긴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은행은 19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박종우 부총재보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이날 박종우 부총재보는 “파월 의장이 미국 관세정책 영향 등을 고려해 정책을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는 태도를 견지한 데다 Fed 위원들의 전망도 크게 엇갈리고 있어 향후 통화정책 경로와 관련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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