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서울 도심 일부 노후 주거지가 정비사업을 통해 점진적인 변화를 맞고 있다.

최근 서울 양천구 목2동 일대는 두 가지 정비사업이 함께 추진되고 있다. 232번지 일대는 재개발 정비구역 확정으로 대단지 아파트 조성이 본격화 됐다. 인접한 231번지 일대도 소규모 정비 방식인 모아타운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232번지, 신속통합기획 따라 586세대 정비계획 확정
서울시는 이달 초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목2동 232번지 일대 '주택정비형 재개발 정비계획 및 정비구역 지정안'을 수정 가결했다. 지난 2022년 12월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된 후 약 1년 6개월 만이다.
계획에 따르면 해당 구역에는 지상 최고 22층, 8개 동, 총 586세대(공공주택 88세대 포함) 규모 공동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시는 지형의 표고차(최대 15m)를 고려해, 지형에 순응하는 단지 배치를 도입하고 △공공보행통로 △커뮤니티시설 △열린 광장 △근린생활시설 등 입주민 생활 편의를 위한 시설도 함께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 지역은 저층 주택이 밀집해 노후도가 심한 곳"이라며 "정비 필요성이 높고, 용적률을 기존보다 상향해 절차는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잡음 없이 속도 낸다…묵묵히 순항 중인 재개발지
현장 분위기는 여느 재개발 구역과 달리 특별한 반대나 갈등 없이 순항되고 있다.
지난 16일 본지가 찾은 232번지 일대는 1~2층 규모 단독·다세대주택이 골목마다 밀집해 있었고, 낡은 전신주와 뒤엉킨 배선이 하늘을 가르고 있었다.
도배가 벗겨진 벽면과 파손된 창문, 천막으로 덧댄 외벽도 눈에 띄었다. 일부 골목 초입에는 '재개발 환영' '신속통합기획 추진' 등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지만, 반대 구호나 비대위 활동 흔적은 어디서도 보이지 않았다.
인근 공인중개사 A씨는 "여긴 특이할 정도로 조용해요. 보통은 조합 갈등이나 집값 이슈로 들썩이는데, 여긴 말 그대로 잠잠해요"라며 "오히려 매수 문의보다는 어떻게 진행되냐고 묻는 사람이 더 많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 B씨도 "조합 설립도 아직 안 됐지만, 주민들 대부분이 재개발 자체를 반기는 분위기"라며 "일부 세입자나 고령층을 제외하면 큰 이견 없이 흐름을 지켜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일대는 아직 조합 설립 전 단계지만, 현장에서의 저항이나 잡음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임시 추진위 관계자는 "예상보다 빠르게 정비계획이 통과됐고, 내부적으로는 조합 설립 준비도 차근차근 진행 중"이라며 "사업성이 확보된 만큼 무리 없이 순항할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인접 231번지, 모아타운 '조건부 선정'
한편 232번지와 접한 231번지 일대는 '모아타운' 방식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해당 지역은 지난해 '서울시 제4차 모아타운 공모'에서 조건부 선정된 이후, 현재 양천구청이 관리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 중이다. 향후 서울시 심의를 거쳐 정식 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모아타운은 기존 재개발과 달리 전면 철거 없이, 공공이 기반 시설을 먼저 정비한 후 주민이 자율적으로 '모아주택'을 신축하는 방식이다. 절차는 간소하지만 체감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딜 수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231번지 일대는 232번지 재개발 구역과의 연계가 핵심"이라며 "단독으로 보기보다 상호보완적 관점에서 구역 경계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232번지와 231번지는 정비 방식이 다르지만 노후 주거지를 체계적으로 개선하려는 서울시 전략 아래 나란히 움직이고 있다. 특히 목동이라는 지역적 상징성과 학군·접근성 등을 고려했을 때 향후 가치 상승 여력도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근 공인중개사 C씨는 "이 일대는 아직 '무르익지 않은 변화의 초입'"이라며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도 행정은 속도감 있게 움직이고 있고, 목동 외곽의 낙후 지역이 순차적으로 바뀌는 첫 구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목2동의 조용한 정비 움직임이 향후 서울형 정비사업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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