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윤하 많이 울었다.”
키움 히어로즈 우완 하영민(30)과 김윤하(20)은 원정경기 룸메이트다. 하영민은 자신의 야구도 야구지만, 후배 김윤하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한다. 김윤하는 현재 선발투수 최다 15연패를 기록 중이다.

2024년 7월2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서 7이닝 2피안타 4탈삼진 3볼넷 무실점으로 승리한 게 유일한 승리다. 이후 23경기서 단 1승도 없이 내리 15패를 당했다. 17일 고척 SSG 랜더스전서도 5이닝 6피안타 1탈삼진 4볼넷 3살점으로 또 패전을 안았다.
이렇듯 23경기 모두 못 던져서 패전을 안은 건 아니다. 타선의 지원을 못 받아서 진 경기도 수두룩하다. 그러나 어쩌겠나. 전력이 약한 키움에서 승리투수가 되는 게 쉽지 않다. 하영민은 18일 고척 SSG전을 마친 뒤 그런 김윤하가 울기도 많이 울었다고 털어놨다.
하영민은 “윤하는 너무 생각이 많다”라고 했다. 홍원기 감독의 지적과 같다. 선발투수라면 타자 개개인과의 승부도 승부지만 긴 이닝을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그러나 홍원기 감독은 김윤하가 너무 특정 타자와의 승부 자체에 지나치게 몰입돼 경기운영을 제대로 못한다고 수 차례 지적했다. 물론 고졸 2년차이긴 하지만, 그걸 할 줄 알아야 많이 이기고, 더 좋은 선발투수가 될 수 있다.
하영민은 “내가 윤하 룸메이트다. 룸메이트를 그만 해야 하나”라면서 “윤하가 잘하고 싶어하는데 승운이 안 따른다. 운 적도 많다. 풀이 잘 죽는 스타일이다”라고 했다. 그런 김윤하에게 하영민은 마냥 형처럼 다독여주지만은 않는다. 프로의 세계가 무섭다는 걸, 10년 선배는 너무나도 잘 안다.
운다고 해결되는 건 없기 때문이다. 하영민은 “윤하에겐 F가 되면 안 된다. T다. 더 단호하게 말한다. (15연패를)다르게 생각해보면 본인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고 경험이 될 수 있다. 지면 어때. 다음에 이길 준비를 하면 되고, 더 완벽하고 좋은 컨디션으로 나가면 된다”라고 했다.
어떻게 바라보면 김윤하는 행복한 투수다. 보통의 팀이면 15연패를 한 투수를 선발로테이션에 두는 경우는 거의 없다. 2군행을 맞이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키움은 전력이 약하고, 김윤하보다 경쟁력이 확실히 좋은 토종 선발투수도 안 보이는 게 현실이다.

이미 김윤하는 시즌 초반 한 차례 2군 재정비를 하고 돌아왔다. 어차피 1군에서 승부를 봐야 할 투수다. 홍원기 감독은 김윤하에게 다시 2군 정비 및 휴식을 줄 마음이 전혀 없다. 승패를 떠나 계속 부딪히게 하면서 강하게 크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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