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정말 좋은 팀원이 왔구나"
미국 'NBC 스포츠 베이 에이리어'는 18일(이하 한국시각)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홈 맞대결에 앞서 이정후의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라파엘 데버스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선수단에 합류한 것과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뤘다.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미국 언론들로부터 '블록버스터 트레이드'라는 표현을 사용할 만한 초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줄곧 보스턴 레드삭스의 유니폼만 입으며 세 번의 올스타(2021, 2022, 2024)와 두 번의 실버슬러거(2021, 2023)를 수상, 2018년에는 월드시리즈(WS)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올린 라파엘 데버스를 영입한 것.
데버스는 2023시즌에 앞서 보스턴과 11년 3억 1500만 달러(약 4295억원)의 장기계약을 맺었는데, 남은 8년 2억 3500만 달러(약 3196억원)를 샌프란시스코가 모두 부담하는 대가다. 물론 이뿐만이 아니다. 샌프란시스코는 선발과 불펜으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파이어볼러' 조던 힉스와 '특급유망주' 출신의 카일 해리슨, 202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더 제임스 팁스 3세, 우완 투수 호세 베요까지 내줬다.
이 트레이드가 단행된 가장 큰 배경엔 보스턴과 데버스의 불화가 있었다. 보스턴은 올 시즌에 앞서 데버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3년 1억 2000만 달러(약 1632억원)의 계약을 통해 3루수 알렉스 브레그먼을 영입했다. 이후 보스턴은 데버스에게 지명타자로 포지션을 옮겨줄 것을 요구했고, 이때부터 감정의 골이 깊어지기 시작했다. 이에 데버스는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지만, 지명타자로의 이동을 받아들였다.
문제는 이후였다. 보스턴의 1루수 트리스탄 카사스가 무릎 부상으로 인해 시즌 아웃이 되자, 이번엔 데버스에게 1루수를 맡아달라고 하면서, 그동안 쌓여왔던 분노가 대폭발했다. 데버스는 미국 현지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보스턴의 행태를 꼬집었고, 이에 결국 보스턴은 지난 16일 데버스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며,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보스턴은 이 트레이드로 인해 시끌벅적한 상황이지만, 샌프란시스코의 입장은 다르다. 그야말로 '천군만마'를 얻었기 때문이다. 데버스의 경우 수비력은 평균 이하이지만, 방망이만큼은 '찐'이다. 올 시즌 초반에도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만한 부진한 스타트를 끊었으나, 이후 조금씩 타격감을 끌어올리기 시작했고, 보스턴에서 73경기 74안타 15홈런 58타점 타율 0.272 OPS 0.905를 기록한 뒤 유니폼을 갈아입게 됐다.
특히 샌프란시스코는 18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41승 32패 승률 0.562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를 달리고 있다. 1위 다저스와 격차도 크지 않은 상황.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기준으로는 2위에 올라 있는 만큼 포스트시즌 진출은 물론 지수 우승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NBC 스포츠 베이 에이리어'와 인터뷰에 응한 이정후는 데버스의 합류에 대한 물음에 "'정말 좋은 팀원이 왔구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데버스가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엔 "내가 대답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고 웃으며 "너무 좋은 선수들이 많다. 일단 나부터 잘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차피 데버스도 잘할 선수"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정후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샌프란시스코 '연봉킹'에 해당됐다. 하지맨 맷 채프먼이 연장계약을 체결하고, 올 시즌에 앞서서는 윌리 아다메스가 동료가 됐고, 이제는 데버스까지 합류하면서, 샌프란시스코의 선수단 연봉 총액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그만큼 굵직한 선수들이 많이 생겼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정후는 "(데버스와 채프먼, 아다메스 등은) 잘할 선수들이다. 내 뒤에 너무 좋은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어느 타순에서 경기를 나가게 되든, 최대한 그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플레이를 해야 할 것 같다. 그렇게 한다면 뒤에서 선수들이 알아서 해결을 해줄 것"이라며 "내가 많이 출루를 해서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8일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은 데버스는 데뷔전에서 2루타를 터뜨리는 등 나쁘지 않은 스타트를 끊었다. 다만 팀은 2-3으로 석패. 엄청난 출혈을 감수하면서 보스턴의 '간판타자'로 불렸던 데버스를 영입한 샌프란시스코가 올해 어떠한 결말을 맞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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