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어쩌다 보니 6치올?
KIA 타이거즈는 파죽의 4연승을 내달렸다. 36승33패1무, 시즌 처음으로 승패마진 +3을 기록했다. 내친김에 19일 광주 KT 위즈전서 시즌 첫 5연승에 도전한다. 6월에만 10승1무5패로 리그 1위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성과다.

이범호 감독은 이번달 일정을 시작하면서 6월에도 5할 승률 언저리만 지키면 된다고 했다. 여기서 더 떨어지면 시즌 전체의 플랜이 꼬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지만, 치고 올라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발언은 전혀 하지 않았다.
시즌 내내 안 맞던 투타밸런스가 맞을 기미가 안 보였기 때문이다. 선발진은 준수하지만, 불펜에서 물량이 줄어들고, 필승조는 기복이 있었다. 결정적으로 타선이 제 몫을 할 수 있는 구성이 아니었다. 김도영, 나성범, 김선빈은 없고, 남아있는 주전들 중애서도 부진한 선수가 수두룩했다.
때문에 이범호 감독은 내심 김도영, 나성범, 김선빈에 박정우와 황동하까지 전부 돌아올 후반기에 치고 올라갈 기회를 볼 뜻을 드러냈다. 이의리의 재활 스케줄을 무리하게 속도내지 않는 건 이의리의 염증 이슈도 있었지만, 어차피 6월에 급하게 돌아와도 치고 올라가기 쉽지 않다는 현실적 판단을 내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작은 반전이 일어났다. 별로 기대를 안 한 6월 경기력이 앞선 3~5월보다 좋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KIA의 6월 평균자책점은 3.27로 리그 1위다. 선발진이 여전히 좋은데 양현종과 윤영철의 페이스가 좀 더 올라왔다. 필승조가 여전히 위태롭지만 이범호 감독의 계산대로 착착 돌아가기 시작했다.
KIA의 6월 팀 타율은 0.245로 여전히 리그 8위다. 그러나 6월 팀 OPS는 0.745로 리그 4위다. 말 그대로 애버리지는 낮아도 준수한 출루율과 장타력으로 어떻게든 득점 기회를 엿본다는 얘기다. 작년만큼의 폭발적 타격은 기대할 수도 없지만, 오선우, 김호령, 이창진, 고종욱, 황대인 등 기존 베스트 라인업 체제에서 백업으로 뛸만한 선수들이 주전으로 출전해 준수한 경기력을 보여준다.
KIA는 KT와의 주중 홈 3연전을 마치면 대망의 수도권 원정 9연전으로 6월 일정을 마무리한다. 6치올이 가능할 것인지는 결국 수도권 9연전이 좌우할 전망이다. 20~22일 SSG 랜더스와의 인천 3연전, 24~26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고척 3연전, 27~29일 LG 트윈스와의 잠실 3연전이다.
특히 SSG, 키움과의 6연전이 매우 중요하다. SSG는 중위권서 직접적으로 순위경쟁을 펼치는 팀이다. SSG도 마운드가 좋아서 중위권서 잘 떨어지지 않는다. 키움은 전력상 반드시 이겨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부담스러울 수 있다.
KIA는 이후 일정이 살짝 부담스럽다. LG와의 수도권 9연전을 마무리하면 다시 광주로 넘어와 SSG를 또 상대한다. 그리고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3연전,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3연전으로 전반기를 마친다. 전반기 마지막 12경기 중 9경기가 현재 1~3위 강팀들이다.
그런데 이때 하늘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19일 밤부터 남부지방을 시작으로 20일에는 중부지방까지 장맛비가 시작될 전망이다. 장맛비가 시작하면 아무래도 취소되는 경기가 늘어날 전망이다. 잇몸으로 버티고 있는 KIA는 장맛비가 꽤 반가울 듯하다.

어차피 지금도 순위싸움의 승부처는 전혀 아니다. KIA로선 지금 상승세를 타는 것도 당연히 좋지만, 장기레이스를 전체적으로 바라볼 때 장마기간에 적절히 쉬는 것도 나쁘지 않다. 어차피 전력은 지금보다 후반기에 좋아지게 돼 있다. KIA로선 되도록 후반기에 많은 경기를 치르는 게 전략적으로 유리하다. 모든 팀이 그렇지만, KIA도 장맛비가 싫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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