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KCGI가 대주주적격성 심사 문턱을 넘으면서 한양증권 인수에 성공했다. 새 주인을 맞게 됨에 따라 한양증권 경영진 체제엔 대거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 3월 타 증권사 CEO로 이직을 포기하고 잔류한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의 거취 변화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 금융위, 대주주 변경안 승인… 딜클로징 임박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지난 11일 정례회의에서 한양증권의 대주주 변경안을 의결했다. KCGI가 금융위에 한양증권 대주주 변경 신청서를 낸 지 5개월여 만이다.
사모펀드 운용사인 KCGI는 지난해 9월 한양증권 지분 29.6%(376만6,973주)를 인수하기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바 있다. 매도자는 최대주주인 한양학원을 비롯한 백남관광, 에이치비디씨 등의 기타특수관계자로, 매도금액은 2,203억6,792만원이다.
통상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신청일로부터 60일 이내 완료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지난 3월 KCGI가 고강도 세무조사를 받게 되는 돌발 변수가 발생하면서 심사는 통상적인 기간보다 오래 걸렸다.
금융당국은 세무조사 등을 이유로 지난 4월 중순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중단했다가 두 달여 만인 이달 초 재개했다. KCGI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가 큰 문제없이 마무리됨에 따라 심사를 재개했고, 최근 승인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KCGI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지 9개월 만에 인수 작업을 마무리 지을 수 있게 됐다. 이달 잔금 납입을 완료하면 인수 작업은 최종 마무리된다.
◇ 이사진 대거 교체 예상… 임재택 대표이사 거취 촉각
한양증권은 창립 69년 만에 새 주인을 맞게 된다. 대주주 교체에 따라 이사진 체제에도 대거 변화가 예상된다.
한양증권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김병철 KCGI자산운용 대표를 한양증권 사내이사로 조건부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킨 바 있다. 한양학원과 KCGI 측이 체결한 주식매매계약서의 거래가 완료되면 선임 효력이 발생하는 방식이다. 당시 주총에서 정태두 KCGI 부대표는 기타비상무이사로, 강승수 DS투자파트너스 대표와 황록 법무법인클라스한결 고문을 사외이사로 조건부 선임됐다.

KCGI의 한양증권 인수가 최종 마무리되면 이들 이사진에 대한 선임 효력은 발생된다.
이에 따라 임재택 현 한양증권 대표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 대표는 지난 3월 다올투자증권 대표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었으나, 돌연 이직 결정을 철회하고 잔류를 선택한 바 있다.
임 대표는 그 배경에 대해 “M&A과 관계된 여러 변수와 현직 CEO로서의 역할과 책임 등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한양증권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기로 했다”며 “현재 몸담고 있는 회사의 M&A 과정 중에 최고 책임자가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회사를 떠나는 것에 대한 현실적, 법률적 제약이 많았다. 한양증권의 M&A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임 대표는 M&A과 관련 불확실성을 대비하고자 자리를 유지한 것으로 풀이됐다. 당시 시장 안팎에선 KCGI가 특별세무조사 악재로 한양증권 인수가 불발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무성했던 바 있다.
다만 일련의 악재를 딛고 KCGI는 한양증권 인수에 성공했다. 대주주 변화에 따라 임 대표의 거취는 불투명해진 모습이다. 그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만, 대주주 교체 이후 거취 변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장에선 앞서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조건부 선임된 김병철 대표가 한양증권 차기 대표이사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편, 임 대표는 2018년 한양증권 대표로 취임해 회사의 실적 성장을 이끈 인사로 평가된다. 그는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최인아책방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성공, 꿈꾸지 말고 훔쳐라’ 북토크에서 회사가 M&A 매물로 나온 상황을 두고 “자식을 떠나보내는 기분”이라며 소회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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