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전쟁 격화… 전력·환경 병목에 기술패권까지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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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인공지능) 기술 패권을 둘러싼 ‘인프라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AI(인공지능) 기술 패권을 둘러싼 ‘인프라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14일 IT(정보기술)업계에 따르면 미국, 캐나다, 영국, EU(유럽연합) 등 주요국과 글로벌 빅테크가 초대형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컴퓨트(연산) 자원 확보에 수천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그러면서 전력·물·냉각 문제는 물론, 정책·환경 리스크도 함께 동반된다.

미국은 오픈AI·오라클·소프트뱅크가 주도하는 ‘스태그게이트’ 프로젝트 전개하며 5000억달러(683조2000억원) 규모 AI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 텍사스 등 10여 개 주에 초대형 데이터센터 20곳을 건설할 계획이며, UAE 아부다비에도 1GW급 클러스터를 조성 중이다. 오라클은 이를 위해 엔비디아의 GB200 GPU 40만개를 주문했다.

영국은 10억파운드(1조8524억원)를 투입해 컴퓨트 성능을 2030년까지 20배 끌어올릴 계획이다. 정부 주도 AI 팩토리 설립과 슈퍼컴퓨터 증설이 동시에 추진된다.

EU는 7개국에 걸쳐 총 15억유로(2조3660억)를 투입해 AI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다.

캐나다 앨버타주는 4.5GW급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센터 유치를 목표로 한다.

기업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아마존은 노스캐롤라이나에 100억달러 규모의 AI 센터를 짓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2025 회계연도에만 800억달러를 데이터센터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렇다보니 에너지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은 2027년까지 50%, 2030년까지는 16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데이터센터는 하루 500만 갤런(약 1만9000톤)의 물을 소모한다. 냉각 기술은 이제 성능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AI(인공지능) 기술 패권을 둘러싼 ‘인프라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재생에너지·액체냉각·몰입형 냉각 등 친환경 기술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스위스와 핀란드에서는 폐열을 수영장 난방이나 지역난방에 활용하는 시도도 진행 중이다. 퀄컴은 고속 데이터 연결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앰파웨이브를 인수하며 시스템 설계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투자 대비 수익률(ROI)에 대한 의문도 크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최근 보고서에서 “AI 인프라 확장의 속도에 비해 수익화 전략은 명확하지 않다”며 “일부 투자는 경제적 타당성이 불충분한 상태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일부 빅테크가 투자 속도를 조절한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AI는 더 이상 소프트웨어나 서비스 경쟁이 아니라, 반도체·전력·냉각·커넥티비티까지 아우르는 인프라 전쟁이 되고 있다. 국가와 기업의 기술패권 전략이 물리적 설비로 전환되면서, ‘컴퓨트 주권’ 확보가 미래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AI 인프라 경쟁은 단순한 속도전이 아니라 에너지, 기술, 정책이 복합적으로 얽힌 총체적 전쟁”이라며 “컴퓨트 주권 확보 여부가 향후 국가와 기업의 기술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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