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12년 만에 OS디자인 대변혁…'리퀴드 글래스' 뭐길래

[프라임경제] 애플이 운영체제(OS) 전반에 걸쳐 12년 만의 대대적인 디자인 개편을 단행한다. 

핵심은 '리퀴드 글래스(Liquid Glass)'로 불리는 반투명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도입이다. 기존 아이콘 중심의 인터페이스에서 벗어나, 유동성과 시각적 깊이를 강화한 형태로 사용자 경험(UX)의 변곡점을 꾀한 것이다.

애플은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본사에서 개최된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디자인은 올해 가을부터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애플TV,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 등 전 기기에 적용된다.

애플 측은 "리퀴드 글래스는 유리의 광학적 특성에 유동적인 감각을 결합한 형태로 거울 반사 효과 디자인이 특징"이라며 "기존의 친숙함을 유지하면서도 더 많은 개인 맞춤화 옵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새 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은 반투명성이다. 알림창이나 위젯을 띄워도 배경화면이 그대로 보이며, 시간 표시 역시 고정된 위치에 머물지 않고 배경과 어우러져 유동적으로 변화한다. 여러 층이 겹쳐진 듯한 시각적 깊이가 강조돼 콘텐츠와 배경 간의 경계가 한층 자연스러워졌다.

애플이 자사 OS의 구성을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 한 것은 2013년 iOS7 업데이트 후 12년 만이다.

운영체제 명칭 체계도 개편된다. 기존 기기별 iOS18, 아이패드OS11, 워치OS11, 비전OS2 등은 앞으로 연도 기반의 단일 명칭인 'iOS26'으로 통일된다. 새로운 명명 체계는 오는 10월 시작되는 회계연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이번 WWDC에서 기대를 모았던 인공지능(AI) 관련 대규모 신기능 발표는 없었다. 대신 지난해 선보인 '애플 인텔리전스'의 기능 일부가 업데이트됐다.

대표적으로는 페이스타임 문자 통화 중 실시간 번역 기능이 추가됐다. 영어 등 일부 언어에 한해 텍스트와 음성 자동 번역이 가능하며, 한국어는 아직 지원되지 않는다.

또한 통화 스크리닝 기능을 통해 AI가 발신자 정보를 식별해 수신 여부를 판단하도록 돕는다. 통화 녹음 내용은 전화 앱 내 요약본 형태로 제공돼 사후 확인도 가능하다.

카메라와 연동된 '비주얼 인텔리전스' 기능도 주목할 만하다. 카메라로 인식한 사물이나 이미지 속 정보를 AI가 분석해 관련 내용을 제공하며, 2D 이미지를 3D로 전환하는 기술도 새롭게 포함됐다.

애플워치에는 운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용자의 습관을 분석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워크아웃 버디' 기능이 추가됐다. 비전 프로에는 원격 통화 상대의 모습을 더욱 자연스럽게 구현하는 아바타 기능 '페르소나'가 업그레이드됐다.

한편 애플은 올해 출시 예정이었던 '시리' 업그레이드 버전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아직 출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