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용태 ‘거취’ 두고 샅바 싸움... 내홍 극대화

시사위크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뉴시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손지연 기자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거취 두고 내홍이 극대화되는 모양새다. 9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김 위원장의 ‘사퇴’와 ‘임기 연장’을 두고 이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김 비대위원장은 쇄신안에 친윤(친윤석열)계를 정조준한 후보 교체 진상규명을 위한 당무감사까지 거론했다. 임기가 연장될 경우, 당내 주류로 분류됐던 친윤계에 파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 ‘개혁안’ 내놓자 당내 이견 심화 

김 비대위원장은 전날(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개의 당 개혁과제를 발표했다. 가장 먼저 ‘9월 초 전당대회 개최’를 공언했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를 비대위 체제가 아니라 선출된 당 대표 체제로 치르는 것 자체가 보수 재건과 지방선거 승리를 향한 당면 목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국민의힘 내에서는 대선 패배 직후 치러지는 2026년 지방선거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외부에서 비대위원장을 영입해 지선을 치르자는 의견도 나왔다. 

김 비대위원장은 대선 국면에서 밝힌 바 있는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를 다시 한번 언급했다. 또 김문수 대선 후보를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 교체하려 했던 시도에 대해 당무감사권을 발동해 진상규명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심과 민심을 반영하는 당론 제도화, 오는 지방선거에서 100% 상향식 공천을 실시하는 안도 제안했다. 

김 비대위원장의 거취 문제를 논의할 의원총회 하루 전 쇄신안 발표로 당내선 이견이 분출됐다. 거취 문제뿐만 아니라 쇄신안에 대한 판단도 함께 이뤄지게 됐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은 이날 오전부터 간담회를 갖고 해당 사안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뚜렷한 결론은 없었다. 3선 간담회 직후 김성원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거취 문제’에 대해 “하나의 의견으로 취해진 게 아니라 다양한 의견들이 있어서 취합해서 김 위원장에게 별도로 얘기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반면 조경태 의원은 이날 4선 이상 중진 모임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제 개인적인 입장에선 개혁안이 완수될 때까지 임기 연장을 해줘야 된다고 본다”며 “9월에는 정기국회가 열리기 때문에 8월 말까지 임기연장을 해서라도 개혁을 완수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개혁안에 대해 “(당무감사에)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분들도 계셨다”며 “일부에서는 우리끼리 긁어부스럼 일으킬 필요 있겠냐고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저는 반드시 당무감사를 해서 후보를 바꿔치기하려 했던 부분에 대해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박덕흠 의원은 중진 모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를 빨리해야 한다”면서도 당무 감사권 발동에 대해서는 “비대위원장이 당무감사 권한이 없다”며 일축했다. 그러면서 김 비대위원장의 임기에 대해 “임기가 6월 말까지인데 새로운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이야기가 틀려질 수 있다”고 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시간을 확인하고 있다.  /뉴시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시간을 확인하고 있다.  /뉴시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의원총회 직전 기자들과 만나 ‘권영세 의원이 부당 단일화라는 언급은 잘못됐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당무 조사가 이제 시작될 것이다. 당무 감사를 보고 판단하겠다”며 “문제가 없으면 없는 대로 나오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진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어제 개혁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고 심지어는 제 개인 신상에 대한 비난이 있는 것도 잘 안다”며 “오늘 의총에서 건설적인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 보수는 품격이다. 품격있게 개혁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개혁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비토하는 당내 세력을 향해 일침을 가한 셈이다. 이에 권성동 원내대표는 “나는 당사자니 편안하게 말씀들 나눠야지”라며 모두발언 직후 의원총회장을 빠져나갔다. 

이날 오후 2시에 시작한 국민의힘 의원총회는 4시간 넘게 이어지며 난상토론을 계속했으나 뚜렷한 결론은 나지 않았다. 조경태 의원은 이날 의총장을 이석하며 기자들과 만나 “친윤 성향 의원들은 김 비대위원장에 대해 상당한 비판의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며 “심지어 빨리 물러나라는 말씀도 있었다”고 전했다. 

조 의원은 사퇴 요구가 분출됐냐는 물음에 “의원들끼리 사퇴해야 된다, 안 해야 된다 난상토론이 예측된다”며 “탄핵 반대 당론을 왜 바꾸냐는 주장과 당무감사를 왜 하느냐. 그런 권한이 있느냐 이런 주장들이 주요한 내용이었다. 상당히 심하게 비판했다”고 했다. 

친윤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사퇴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국민의힘 내에서는 김 비대위원장이 사퇴를 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도 나왔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날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김 비대위원장이) 거취 표명을 안한다고 봐야 된다. 지금 할 이유가 없다”며 “6월 30일까지는 무조건 (임기를 채워 직을 수행)한다고 봐야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원내대표가 누가 뽑히냐에 따라 조금 변화가 있을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또 9월 초 전당대회까지 임기를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며 “또 관리형을 세우는 것보다 두세 달 밖에 안 남았으니 김 비대위원장이 전당대회를 열어주고 빠져주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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