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돌풍은 또 '봄'에 그치는 것일까. 최고 기온이 30도에 근접하는 시기가 다가오자, 롯데가 다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롯데는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7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2-5로 무릎을 꿇으며, 3연패의 늪에 빠졌다.
롯데는 올 시즌 초반 매우 부진한 스타트를 끊었다. 시범경기부터 팀 타선의 타격감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던 까닭이다. 하지만 4월부터 조금씩 공격력이 좋아지기 시작하더니, 걷잡을 수 없는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며 순위를 대폭 끌어올렸고, LG 트윈스-한화 이글스와 함께 상위권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최근 흐름은 너무나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롯데는 5월 21~23일 '선두' LG 트윈스와 맞대결을 1승 1무 1패로 잘 마쳤으나, 23~25일 한화와 맞대결에서 1승 2패로 루징시리즈를 기록하더니,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2패, SSG 랜더스와 3연전에서 1승 2패, 이번 주중 키움 히어로즈와 맞대결에서도 1승 2패로 패하며 하락세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6일 경기에서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롯데는 선발 나균안이 1회 경기 시작부터 선취점을 내주고, 2회에도 한 점을 내줬으나, 5이닝을 단 2점으로 묶어내며 팽팽한 투수전의 흐름을 만들었다. 하지만 6회 김동준-양의지에게 백투백홈런을 허용하면서 간격이 0-4로 벌어지면서 패색이 짙어지기 시작했다. 두산은 롯데 마운드를 공략하고 있었던 반면, 롯데는 두산 선발 잭 로그에게 힘도 쓰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래도 6일 최지강-김택연 등 두산의 필승조들의 등판이 어려웠던 만큼 로그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 역전을 노려볼 만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롯데는 7회말 수비에서 오히려 한 점을 내주면서 간격은 0-5까지 벌어졌고, 8회초 공격에서 빅터 레이예스의 투런홈런을 바탕으로 뒤늦게 고삐를 당겼지만, 이미 벌어진 간격을 좁히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그 결과 3연패의 늪에 빠지게 됐다.



그 결과 6일 경기 전까지 단독 3위를 유지하고 있던 롯데는 경기 종료 시점에서 삼성 라이온즈에게 3위 자리를 내주게 됐고, KT 위즈와 공동 4위를 기록하게 됐다. 6위 SSG 랜더스와 격차는 0.5경기에 불과하며, 7위 KIA 타이거즈에게도 1.5경기로 쫓기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지금의 흐름이 이어진다면, 순식간에 중위권 이하로 추락할 위기다.
이는 마치 2023년의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 롯데는 2023년 5월 일정을 마친 시점에서 27승 17패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1위였던 LG와 간격은 3경기에 불과했고, 승패마진은 무려 +10승이었다. 그런데 6월부터 부상자들이 쏟아지는 등 하락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순위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6월 한 달 동안 9승 16패 승률 0.360(8위)에 머무르면서 승패마진은 +3승까지 줄어들었다. 이후 롯데는 순위권 방어에 어려움을 겪은 결과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의 아픔을 겪었다.
현재 롯데의 흐름은 2023년과 매우 흡사하다. 물론 시기의 차이는 있다. 2023년의 경우 6월부터였다면, 올해는 5월 하순부터 하락세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순위가 떨어지고 있는 배경은 비슷하다. 부상자들의 속출과 투·타가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는 여전히 리그 팀 타율 1위(0.286)에 올라 있지만, 주춤하기 시작한 5월 23일 이후 팀 타율은 0.267(5위)에 불과하며, 해당 기간 팀 평균자책점은 5.54로 리그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문제는 이 좋지 않은 흐름을 반전시킬 수 있는 요소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황성빈을 비롯해 나승엽, 윤동희가 부상으로 빠지게 되면서, 2군에서 새롭게 가세할 수 있는 전력을 찾기가 힘들다. 마운드 또한 마찬가지. 때문에 현재 1군에 있는 선수들이 힘을 내 줘야하는 상황이다. 지금 순위를 방어하지 못한다면, 2023년의 악몽이 되풀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두산-KT-SSG전으로 이어지는 수도권 9연전이 너무나도 중요한 롯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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