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이승엽 감독과 박석민 타격코치가 유니폼을 벗는 등 소용돌이가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두산 베어스가 분위기 반전을 해낼 수 있을까. 가장 시급한 것은 공격력의 부활이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2일 "이승엽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 이승엽 감독은 이날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고, 구단은 이를 수용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3일 경기부터 조성환 퀄리티컨트롤(QC) 코치가 대행으로 팀을 이끈다고 덧붙였다.
두산은 2022년 창단 첫 9위라는 수모를 겪은 뒤 제11대 사령탑으로 이승엽 감독을 선임했다. 현역 시절엔 '국민타자'로 불렸던 이승엽 감독. 하지만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은 이후 코칭스태프 경험은 없었으나, 두산은 3년 총액 18억원의 대형 계약을 안기며 이승엽 감독의 면을 세웠다.
이승엽 감독은 두산의 지휘봉을 잡은 뒤 2년 연속 외국인 영입 실패를 비롯해 1.5군급 선수들이 대거 오재원의 약물 대리 처방 게이트에 연루되는 등 온갖 악재를 겪었다. 비록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모든 가을야구 일정을 마무리했지만, 9위까지 떨어졌던 두산을 5위, 4위로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어낸 것은 분명한 성과였다.
하지만 올해 끝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토종에이스' 곽빈을 비롯해 '필승조' 홍건희가 부상으로 인해 전열에서 이탈하게 됐지만, 잇몸으로 어려운 시기를 버텨나갔는데,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바로 타선이었다.
지난해 29개의 홈런을 폭발시키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던 '115억' 김재환을 비롯해 '78억' 양성환, '연봉 인상폭 1위' 강승호 등 믿었던 선수들이 줄줄이 부진에 빠진 것이 너무나도 치명적이었다. 그나마 김재환은 최근 타격감이 좋아지고 있었지만, 양석환과 강승호는 좀처럼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이승엽 감독은 지난 주중 KT 위즈와 맞대결에서 양석환과 강승호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는 등 파격 라인업을 꺼내들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그러나 이 방법도 일시적인 것에 불과했고, 지난 주말 키움 히어로즈와 맞대결에서 수많은 주자들이 출루에 성공했으나, 단 한 명도 홈을 밟지 못하는 등 답답한 경기력 속에 연이틀 0-1로 무기력하게 패배하게 되자, 이승엽 감독은 2일 오후 구단 사무실을 찾아 고위 관계자와 면담을 진행했다. 그리고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기로 결정했다.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 이승엽 감독의 뜻이었다.
이승엽 감독이 사임 의사를 밝힌 가운데 두산에는 '폭풍'이 몰아쳤다. 이승엽 감독의 요청에 두산 타격 코치로 합류했던 박석민 코치가 나란히 두산의 유니폼을 벗게 됐고, 박정배-이영수 코치를 비롯해 양석환, 강승호, 조수행이 2군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두산은 가득염, 김재현, 조중근 코치와 곽빈, 김동준, 김민혁, 이선우를 불러올렸다.
현재 9위까지 떨어져 있는 두산이 반등을 노려보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공격력이다. '토종에이스' 곽빈이 3일 복귀전에서 아쉬운 결과를 남겼으나, 부상을 털어낸 후 1군 무대로 돌아왔고, 홍건희 또한 2군에서 '연투'를 한 뒤 문제가 없다면, 조만간 1군의 부름을 받을 예정인 까닭. 마운드는 지금보다 더 안정적이고 좋아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타선에선 돌아올 선수들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선수들이 해줘야 하는 한다.


부활이 시급한 것은 단연 양석환이다. 양석환은 1군에서 최근 10경기에서 5안타 타율 0.167에 불과할 정도로 감이 좋지 않았는데, 1군에서 말소가 된 3일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으나,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총액 78억원이라는 대형 계약을 맺은 직후 34홈런 107타점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승엽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 놓았지만, 두산은 아직 시즌을 포기하지 않은 만큼 양석환을 비롯해 강승호에게 재정비의 시간을 오래 제공하는 것은 쉽지 않다. 열흘 내에 빠르게 감을 찾고 돌아오는 것이 베스트 시나리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 하지만, 득점 지원 없이 이길 수 있는 경기는 없다. 양석환과 강승호가 열흘의 시간을 통한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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