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승엽 나가.”
2024년 10월3일이었다. 두산 베어스는 KT 위즈와의 와일드카드결정 2차전서 패배했다. 정규시즌 4위 두산은 5위 KT에 두 판을 내리 지면서 시즌을 종료했다. 2015년 와일드카드결정전 제도 도입 후 처음으로 4위가 5위에 업셋을 당했다.

결과만큼 충격적인 일은 2차전 직후 벌어졌다. 두산 일부 팬들이 무리를 지어 “이승엽 나가”를 외쳤다. 잠실구장 중앙출입구 인근에서 이를 외치던 팬이 한~둘이 아니었다. 대규모 응원단을 꾸린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당시 두산의 와일드카드결정전 결과와 내용이 무기력하긴 했다. 특히 타선이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도 이승엽 감독이 딱히 “나가” 소리를 들을 정도로 시즌 운영, 해당 시리즈 운영을 잘못하지는 않았다.
특히 작년에는 외국인선수 농사를 역대급으로 실패했음에도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렸다. 보기 나름이지만, 이승엽 감독은 2022년 가을야구를 못했던 두산을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물론 포스트시즌서 잇따라 첫 스테이지 통과에 실패하긴 했다. 비판을 들을 만하긴 했지만, “나가”소리는 분명 팬들의 선 넘은 행위였다.
단, 올 시즌으로 한정하면 이승엽 감독은 책임을 피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역대급 외국인선수들을 인선했으나 역시 예상보다 생산력이 안 나온 건 프런트의 공과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국내선수들의 생산력이 예상만큼 안 나온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결국 두산은 시즌 초반부터 하위권에 처졌다. 최근엔 중위권 그룹에서도 떨어져 나가는 분위기였다. 물론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와는 거리 차이가 있지만, 업계에서 키움은 이제 논외로 쳐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9위가 실제적 꼴찌나 다름없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서 지난 주말 키움에 1승2패 루징시리즈를 당했다.
실제 최근 업계에서 이승엽 감독의 사퇴설이 꾸준히 돌았다. 단, 박정원 구단주가 직접 픽한 인사라 경질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위기가 있었다. 실제 이승엽 감독은 2일 구단에 자진사퇴를 표명했고, 구단도 받아들였다.

이승엽이 누구인가. 천하의 국민타자다.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레전드 오브 레전드다. 2017년 은퇴 후 코치를 거치지 않고 2022년 감독으로 깜짝 컴백했다. 그것도 친정 삼성 라이온즈가 아닌 두산이어서 큰 충격을 안겼다. 그런 국민타자가 떠날 때도 큰 충격을 안겼다. 국민타자의 씁쓸하고 충격적인 퇴장이자 야구인생 최대 시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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