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수원 김진성 기자] “내가 본 공 중에서 1등.”
KIA 타이거즈 내야수 윤도현(22)은 최근 2루수로 꾸준히 나선다. 상대 투수 뿐 아니라 KIA 투수들의 공도 바로 뒤에서 바라볼 수 있다. 그는 1일 수원 KT 위즈전을 마치고 이날 선발투수 아담 올러를 두고 “내가 본 공 중에서 1등이었다”라고 했다.

올러가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삐걱거리는 KIA에 최후의 보루와도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이날도 6이닝 6피안타 5탈삼진 1사구 3실점으로 시즌 6승(2패)을 따냈다. 평균자책점을 3.04로 떨어뜨렸다. 시즌 12경기 중 11경기서 3실점 이하를 기록할 정도로 꾸준하다.
올러는 이날 포심 최고 154km에 슬러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투심 등을 섞어 던졌다. 스위퍼가 횡으로 움직이는 변형 마구라면 슬러브는 횡에 종으로 가는 움직임까지 더한 마구다. 이 슬러브를 스트라이크 존에 넣었다 빼는 능력이 대단히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올러는 이 공을 고집하지 않는다. 결국 투수는 주무기를 위기에 많이 꺼내들기 마련이지만, 상대의 대응과 타순 구성 등에 따라 비중을 조절한다. 작년 제임스 네일의 경우 초반부터 스위퍼를 집중적으로 구사하다 시즌 중반 공략을 당한 바 있었다. 올러는 다양한 공을 섞고, 153~154km까지 나오는 포심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이날 올러는 1회에 집중타를 맞으며 3실점했다. 이대로 무너질 경우 KIA는 6월 첫 날부터 스윕패를 하며 분위기가 처질 수 있었다. 그러나 2회부터 6회까지 완벽한 위기관리, 경기운영능력을 뽐내며 끝내 6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해냈다.
올러에게 몇 가지 놀라운 기록이 있다. 우선 퀄리티스타트가 9회로 라이언 와이스(한화 이글스)와 함께 공동 2위다. 12경기 중 9경기이니 퀄리티스타트 머신이라고 보면 된다. 피안타율도 0.208로 리그 4위다. 탈삼진은 77개로 6위. 평균자책점은 리그 12위.
심지어 WHIP는 0.97로 0.87의 코디 폰세(한화 이글스)에 이어 리그 2위다. 폰세와 올러만이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들 중 WHIP 1.00이 안 된다. 주자를 안 내보낸 것치고 점수를 아예 안 내준 건 아니긴 하지만, 종합하면 리그에서 몇 손가락에 꼽는 안정성을 보유했다.

KIA는 올해 외국인투수 농사를 전례 없이 잘 지었다. 장기레이스에서 외국인 1~2선발의 비중이 엄청나다는 걸 감안하면 굉장히 고무적이다. 그럼에도 팀이 하위권에 머무르는 건 타선과 불펜 때문이다. 어쨌든 이제부터라도 올러와 네일이 안정성을 보여주는 만큼 승수를 쌓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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