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한국에서 은퇴하면 좋지 않을까…"
키움 히어로즈 라울 알칸타라는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6차전 홈 맞대결에 앞서 선수단에 전격 합류했다. 그리고 오랜만에 한국 취재진들과 인터뷰의 시간을 가졌다.
알칸타라는 이미 한국 야구팬들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인물. 지난 2019년 KT 위즈에서 KBO리그 커리어를 시작, 2020년 두산 베어스의 유니폼을 입는 등 지난해까지 한국에서 뛰었다. 지난해 부상으로 인해 단 12경기 만에 두산과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지만, 지난 2020시즌에는 무려 20승을 수확하는 등 통산 4시즌 동안 46승 24패 평균자책점 3.21을 기록 중이다.
키움은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 외국인 타자 2명으로 선수단을 구성했다. 마운드에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시즌은 키움이 생각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았고, 두 명의 외국인 타자들이 동반 슬럼프에 빠지는 등 기대했던 모습이 나오지 않게 되자, 야시엘 푸이그와 동행을 종료하고 알칸타라를 영입함으로써 외국인 투수 2명 체제를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알칸타라는 경기에 앞서 선수단에 합류, 상견례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곧바로 불펜으로 이동해 35구를 던지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KBO리그를 떠난 뒤 멕시코리그에서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던 만큼 특별한 문제만 없다면, 오는 1일 '친정' 두산 베어스와 맞대결에서 KBO리그 복귀전을 치를 예정이다.


멕시코리그에서의 성적은 좋지 않았으나, 홍원기 감독의 기대는 크다. 사령탑은 "알칸타라는 상견례를 끝내고, 불펜에서 점검 차원에서 35구 정도를 던졌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준비되고 있다"며 "70~80% 강도로, 퀵 모션을 비롯해 코스와 변화구 등을 설정해 놓고 공을 던지는 것 같았다. 정상적인 컨디션이면, 마운드에서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기분은 어떨까. 알칸타라는 "한국에 돌아오게 돼 너무 기쁘다. 나를 비롯해 가족들이 모두 한국을 좋아한다"며 "키움에서 뛰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 사실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는 놀랐었는데,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협상 과정 내내 기대감이 컸다. 키움 선수들과 상견례에서는 '내가 굉장히 승부욕이 강하다. 팀원들과도 잘 지내고 싶은 마음이 앞서는 사람이기 때문에 좋은 모습을 보여서, 경기에서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게 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알칸타라는 한국을 떠나기 전 팔꿈치 이슈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완벽해졌다고. 그는 "의사가 하라는 대로 몇 개월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치료도 병행을 했기 때문에 지금은 공을 던지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며 "멕시코리그에서 뛸 때 96~97마일(약 154.5~156.1km)의 구속이 나왔다. 내가 원래 가지고 있었던 직구보다 더 좋은 직구가 만들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공교롭게도 알칸타라의 첫 상대는 '친정' 두산이다. 지난해 시즌 중 팀을 떠나게 됐지만, 그래도 3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팀이다. 알칸타라는 "어떤 경기가 펼쳐질지는 잘 모르겠지만, 갖고 있는 것을 동원해서 좋은 경기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두산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타자를 꼽아달라'는 말에 "한 명을 특정해서 뽑기보다는 두산 타자들은 다 잘 치는 타자들이기 때문에 모두 조심해야 할 것 같다"며 "그래도 이기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한국 복귀는 알칸타라에게 많은 의미가 있다. 이전의 좋았던 시절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내년에도 KBO리그 잔류를 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마음가짐이 그 어느 때와는 다르다. 알칸타라는 현역 커리어의 마침표를 KBO리그에서 찍고 싶은 생각이다. 그는 "KBO리그에서 최대한 오래 던지는 것이 나의 목표"라며 "최소 2년 정도 더 던지고, KBO리그에서 은퇴를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번이나 한국을 떠났다가 우여곡절 속에 다시 KBO리그로 돌아온 알칸타라가 과연 꿈을 이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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