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수원 박승환 기자] "지원을 많이 해주셔서…"
두산 베어스 최민석은 2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팀 간 시즌 8차전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아직까지는 야구 팬들에게 낯선 이름인 최민석은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6순위로 두산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지명 순번에서 알 수 있듯이 두산이 큰 기대를 걸고 지명권을 행사한 최민석은 퓨처스리그 4경기에 등판해 12이닝을 단 2실점(1자책)으로 막아내는 등 평균자책점 0.75의 매우 훌륭한 성적을 남긴 뒤 지난 21일 SSG 랜더스전에 앞서 처음 1군의 부름을 받았다.
'토종에이스' 곽빈이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 김유성이 들쭉날쭉한 모습에 2군행, 최승용 마저 손톱 부상으로 빠져있던 상황에서 어떻게든 선발 로테이션의 공백을 메워야 했던 두산의 선택이 최민석이었다. 2군에서 워낙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경험이 많지 않은 루키에게 기대할 수 있는 요소는 많지 않았다. 그리고 최민석은 데뷔 첫 등판이었던 SSG전에서 4이닝 2피안타 3볼넷 3실점(2자책)으로 다소 아쉬운 결과를 남겼다.
하지만 이승엽 감독의 신뢰는 굳건했다. 사령탑은 28일 경기에 앞서 "(최)민석이가 지난번 등판에서 야수들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4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오늘은 선배들이 어린 선수를 도와줘야 한다. 민석이가 지난번에도 잘 나가다가 실책, 잘 나가다가 볼넷을 2개 주면서 4실점을 했다. 오늘은 공격적으로 피칭을 해줬으면 좋겠다. 몸쪽 승부도 잘하고, 공의 변화가 좋은 선수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집중력 있게 던져줬으면 좋겠다. 지난 등판에서도 떨지 않고, 자기 공을 보여줬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루키는 2군에서의 훌륭한 성적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보여줬다. 투심 패스트볼(53구)과 스위퍼(28구), 포크볼(4구)를 섞어 던진 최민석은 KT 타선을 5이닝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경기 시작부터 4점의 지원을 받고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1회말 시작부터 황재균에게 안타를 맞았는데, 흔들리지 않았다. 최민석은 김민혁과 안현민을 모두 유격수 땅볼로 묶어낸 뒤 2사 3루에서 멜 로하스 주니어를 삼진 처리하며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다.
2회에는 장성우를 3루수 직선타, 허경민을 유격수 땅볼로 묶은 뒤 장진혁에게 2루타를 허용했으나, 이어나온 김상수를 유격수 땅볼 처리했다. 3회에는 권동진-황재균-김민혁으로 이어지는 타선을 상대로 첫 삼자범퇴를 마크했고, 4회 또한 2사 1루를 무실점으로 극복했다. 그리고 5회 2사 이후 만루 위기를 자초했지만, 결정적인 상황에서 안현민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데뷔 첫 승리 요건을 손에 쥐었고, 첫 승의 기쁨을 맛봤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최민석은 "야수 형들께서 수비도 잘해주고, 공격에서 지원도 많이 해줘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 SSG전은 아쉬웠지만, 나름 만족스러웠다. 자신 있게 내 공을 던졌기 때문이다. 다만 흥분을 조금 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차분하게 던지려고 더 연습을 했다"며 '1회부터 4점의 지원이 도움이 됐느냐'는 물음에 "확실히 부담이 덜했던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1~4회까지 투구는 흠 잡을 곳이 크게 없었지만, 승리 요건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만루 위기를 자초한 것은 분명 아쉬웠다. 하지만 이 경험을 통해 또 하나를 배운 최민석이다. 그는 "5회에 계속 집중을 했어야 했는데, 잡생각이 나더라. 그래서 조금 힘들게 갔던 것 같다. 지금을 막아야 하는데, 6~7회 투구가 생각이 났다"며 "한 이닝 더 던지고 싶다는 생각은 당연히 들었다"고 설명했다.


데뷔 첫 승과 프로의 지명을 받는 순간, 어떤 것이 더 기쁠까. 최민석은 "첫 승도 기분이 좋지만, 지명을 받았을 때가 더 좋았던 것 같다"며 "오늘 부모님께서 야구장에 오셔서 경기를 보셨다. 첫 등판 때도 그렇고, 항상 보러 와주셔서 다른 때보다 더 좋은 것 같다"며 "올해 목표는 최대한 1군에 빨리 올라오는 것이었다. 친구들도 잘 되니 기분도 좋았지만, 나도 빨리 주목을 받고 싶었다. (선발로 살아남고 싶은) 욕심도 있다. 하지만 신인이다 보니, 지금은 맡겨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이날 이승엽 감독은 경기 후 "선발 투수 최민석이 당찬 투구로 5이닝을 책임졌다. 신인다운 공격적 투구로 상대 타선에 기죽지 않는 모습이었다. 데뷔 첫 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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