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울리는 유가 하락… 2분기 실적도 '암울'

마이데일리
HD현대오일뱅크 공장 전경./HD현대오일뱅크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 속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정유업계 전반에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23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두바이유는 이달 평균 63.41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올해 1월 배럴당 80.41달러에서 17달러가 하락한 수치다. 같은 기간 브렌트유는 78.35달러에서 63.73달러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75.10달러에서 60.79달러로 전부 급감했다.

계속되는 국제 유가 하락 배경에는 트럼프 관세 전쟁과 더불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원유 생산을 대폭 늘리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현재 OPEC+는 오는 7월 하루 41만 1000배럴을 추가 증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OPEC+는 지난 4월 13만 8000배럴을 시작으로 5월과 6월에 각각 41만 1000배럴을 증산하며 하루 96만 배럴에 달하는 증산을 단행한 바 있다.

이같은 공급 과잉에 정유업계는 한숨을 내쉬었다. 통상 정유업계의 성수기는 여행 철 드라이빙 시즌으로 휘발유 수요가 느는 2~3분기인데,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 정유사는 높은 가격에 구매한 원유를 낮은 가격에 판매해야 하는 '역래깅' 효과가 발생해 실적에 타격을 입게된다.

올해 국내 정유 4사의 1분기 실적은 부진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1분기 매출 7조1247억원, 영업이익이 3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89.8% 각각 감소했다.

에쓰오일은 매출액 8조9905억원, 영업손실 21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SK이노베이션은 매출액 21조1466억원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6274억원에서 영업손실 446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GS칼텍스는 매출액 11조1138억원, 영업이익 1161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보다 6%, 72% 감소했다.

당분간 정유업계의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정제 마진이 상승하며 반등의 기대감을 비쳤으나,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으로 원유 수요는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량 전망치를 기존 하루 103만 배럴에서 73만 배럴로 축소했다. 동시에 내년 전망치도 69만배럴로 하향 조정했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원유(바이오 연료 포함) 수요는 하루 1억375만 배럴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떨어지면 정유사들의 재고 손실로 실적이 악화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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