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김두완 기자 한동훈 전 대표가 거리 정치를 시작했다. 지난 20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한 전 대표는 “이재명이 만든 위험한 세상을 막기 위해 나왔다”고 말문을 열며 김문수 후보에 대한 대선 지원의 취지를 밝혔다. 하지만 속내는 다르게 풀이된다.
◇ 친윤세력… 구태정치 몰아내야
22일 오전 11시 청주 육거리시장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기호 2번 김문수”를 외치며 보수 결집을 호소하는 유세를 펼쳤다. 20일 부산에서 시작한 지원 유세는 21일 대구 서문시장에 이어 세 번째로 청주에서 진행됐다.
부산 첫 유세에서 한 전 대표는 ‘김문수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이해해도 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 국민의힘이 선출한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말로 김문수 후보의 이름 언급을 피했다. 하지만 대구 서문시장부터 이번 청주 육거리시장까지 한 전 대표는 김문수 후보의 이름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대선 후보 지원 유세를 나온 것이 맞냐”는 비판을 의식해 이를 일축하기 위한 시도로 분석된다.
그러나 22일 청주 육거리시장에서도 한동훈 전 대표의 유세는 김문수 후보를 지지하는 내용보다 구태정치 청산에 초점이 맞춰졌다.
한동훈 전 대표는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청주 육거리시장 중앙에 마련된 단상에 올라 “저는 이재명이 가져올 위험한 세상을 막기 위해 나왔다”고 운을 띄우면서도 “국민의힘 내에 있는 친윤 구태 정치를 해소해야 한다”는 말로 유세를 시작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제대로 된 보수정치를 바로 세우는 것이다”며 “그게 바로 이번 대선에서 우리가, 김문수가 승리하는 길이다”고 말했다.

이어 “계엄의 바다를 건너야 한다. 여러분 이제는 아시지 않는가”라며 “여러분 저와 함께 우리 국민의힘과 함께 계엄의 바다를 진짜 건넙시다. 그거 하면 우리가 이기고 김문수가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한동훈 전 대표의 거리 유세를 두고 “대선 후보를 지원하기 위한 유세라기보다 대선 이후 있을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를 염두에 두고 자신을 부각시키기 위한 유세로 보여진다”고 꼬집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한동훈 전 대표는 김문수 후보와 동행해 지원 유세를 펼치고 있지 않다. 뒤늦게 지원 유세에 합류한 데다, 정작 유세 내용이 김문수 후보에 대한 강력한 지지요청보다는 당내 친윤 세력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룬다는 평이 많다.
실제 이날 청주 육거리시장 유세에 나선 한동훈 전 대표는 “아직도 저 구태 친윤들이 제 탓(한동훈)을 하고 싶어 한다”며 “홍준표 찾아서 4명이 당 돈으로 하와이 여행 갔고, 한덕수는 어디 갔는지 알 수 없고, 이준석에게 당을 넘기겠다고 야합을 시도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은 부정 선거 영화 보고, 김건희 여사는 검찰 소환 불응하고 있다”고 당 내부상황을 직격했다.
한 대표는 그러면서 “윤석열과 완전히 절연해야 한다. 그리고 자유통일당 세력 등 극우 유튜버 세력과 확실하게 전을 그어야 한다”며 “그거면 된다. 그러면 여기에(청주 육거리시장) 모이신 많은 분들이 우리를 지지하고 이재명의 위험한 세상을 막을 수 있다”고 외쳤다.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 문제에 소극적이었던 김문수 후보와 전혀 결이 다른 주장을 펼친 셈인데, 사실상 김 후보를 응원하기보다 한 전 대표 본인의 지향점을 제시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는 점에서 그의 이번 지원 유세에 다른 뜻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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