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시청자를 매료한 ‘폭싹 속았수다’에도,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라는 열세에도 불구하고 올해 최고 흥행작에 등극한 영화 ‘야당’에도 인물 그 자체로 살아 숨 쉬는 배우 ‘김금순’이 있었다.
김금순은 지난 3월 호평 속에 종영한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로 글로벌 시청자를 만났다.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아이유 분)과 ‘팔불출 무쇠’ 관식(박보검 분)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넷플릭스 시리즈로, 모두가 공감할 따스한 이야기로 국내외 시청자를 사로잡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극 중 김금순은 금명(아이유 분)을 곤경에 빠뜨리는 미향으로 분해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미향은 딸 제니(김수안 분)를 대학에 보내고자 금명에게 대리 입시 시험을 제안하는 인물로, 금명이 이를 칼같이 거절하 금명이 자신의 다이아몬드 반지를 훔쳤다고 누명을 씌우게 된다.
김금순은 금명에게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을 건네다가도 현실을 일깨우는 일침으로 금명을 압박하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를 쥐락펴락하는 미향의 독한 면모를 매섭게 표현하는 카리스마와 그릇된 모성애를 섬세하게 연기, 극의 몰입도를 높이며 ‘신스틸러’로 톡톡히 활약했다.
‘야당’ 속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야당’은 대한민국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야당’,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검사’,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형사’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엮이며 펼쳐지는 범죄 액션. 지난달 16일 개봉 후 장기 흥행에 성공, 누적 관객 수 324만명을 기록하며 올해 최고 흥행작에 오른 작품이다.
‘야당’에서 김금순은 대규모로 마약을 밀반입하는 마약 유통 조직의 두목 김학남을 연기했다. 해당 배역은 원래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별이 바뀐 캐릭터로,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배우를 찾기 위해 독립영화를 보다 김금순의 아우라에 반해 캐스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금순은 황병국 감독의 믿음에 100% 화답했다. 단순히 성별 변화에 그치지 않고 특유의 생동감 있는 연기로 전형적이지 않은 인물을 완성하며 찰나의 등장에도 보는 이들을 집중시키는 저력을 보여줬다.
대중에게 ‘제니 엄마’로 얼굴을 알린 김금순은 독립영화부터 상업영화와 드라마 조·단역까지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단단한 내공을 쌓아온 실력파 배우다. 특히 영화 ‘정순’(2024)으로 제17회 로마 국제영화제 최고의 여자배우상과 제24회 부산독립영화제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고, 영화 ‘울산의 별’(2024)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 제11회 들꽃영화상 여우주연상, 제23회 디렉터스 컷 어워즈 새로운 여자배우상을 수상하며 진가를 인정받기도 했다.
어떤 캐릭터를 만나도 현실적이고 디테일한 연기로 실제 어딘가 존재할 법한 인물을 빚어내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김금순. 그의 앞으로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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