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롭힘 가해자가 일기예보를…MBC, 인사 조치 없었다 [MD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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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기상캐스터 故 오요안나

[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MBC 기상캐스터 고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이 공식 확인된 가운데, 가해자로 지목된 기상캐스터들이 아무런 제재 없이 방송에 출연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19일 고용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 실시 결과 오요안나에 대한 괴롭힘 행위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다만 근로기준법상 오요안나를 근로자로 인정하기 어려워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은 적용되지 않았다.

같은 날 MBC는 공식입장을 내고 조직문화 개선과 관련자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약속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인사 조처에는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가해자로 지목된 김가영, 이현승 등이 20일과 21일 변동 없이 일기예보를 진행한 것이다.

故 오요안나 SNS

이에 관해 MBC 관계자는 "'너 가해자야. 나가' 할 수는 없지 않나. 자진 하차를 유도하는 것도 저희로선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아직 특별근로감독 결과 공문이 안 온 상태다. 결과가 오면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사실상 인사 조처를 유보한 셈이다.

허울뿐인 사과에 시청자들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공영방송의 위상에 걸맞지 않은 면피성 대응이라는 지적과 함께, 조직 문화 개선에 대한 MBC의 약속이 공허하게 들린다는 반응이다.

방송계에서도 이 같은 태도가 유사 사건에 대한 경각심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괴롭힘이 인정된 상황에서 명확한 조치가 없다면 피해자·유족 보호보다 가해자 안위를 우선시한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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