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역사적인 순간 선물하고 싶다."
토트넘 홋스퍼는 22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각)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 바리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을 치른다.
올 시즌 가장 중요한 한 경기다. 올 시즌을 앞두고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2년 차 우승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낸 바 있다.
하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는 17위에 머물러 있다. 강등당한 세 팀 바로 위에 있다. 1992-93시즌 PL 출범 이후 최악의 성적을 거둘 위기다.
국내 컵 대회 결과도 좋지 않았다. 잉글랜드 리그컵에서는 4강까지 올랐다. 리버풀을 만나 홈에서 1차전을 잡았지만, 2차전에서 대패하며 탈락했다. FA컵에서는 애스턴 빌라에 무릎을 꿇었다. 4라운드 탈락.

토트넘에 남은 희망은 UEL 결승뿐이다. 2007-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노린다. 16강부터 AZ 알크마르,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보되/글림트를 차례대로 꺾으며 결승 무대까지 밟았다.
'주장' 손흥민에게도 중요한 경기다. 함부르크 SV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바이어 레버쿠젠을 거쳐 토트넘에서 커리어를 쌓고 있는 그는 아직 우승 경험이 없다.
역사상 최초로 PL에서 100골을 넣은 아시아인이 손흥민이다. PL 득점왕, 2020 푸스카스상 수상 등 엄청난 개인 커리어를 자랑하지만, 우승과는 연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맨유를 꺾고 우승하겠다는 마음이 크다.
영국 '풋볼 런던'에 따르면 손흥민은 21일 결전의 땅 빌바오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손흥민에게 UEL 우승은 어떤 의미일까. 그는 "매우 특별하고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이다. 나는 토트넘에서 10년을 뛰었고, 그동안 아무도 이루지 못한 우승을 꼭 하고 싶었다"며 "내일은 분명히 클럽과 선수들, 그리고 나에게도 엄청난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 한국에서 많은 응원을 보내는 팬들에게도 감사함을 전했다. 그는 "항상 저나 우리 팀을 응원해 주시는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밤이든 새벽이든 늘 함께해 주시는 걸 알고 있다"며 "나는 늘 팬들에게 무언가를 돌려주고 싶고, 내일은 미소와 트로피, 그리고 결코 잊지 못할 역사적인 순간을 선물하고 싶다. 같이 기뻐하고 함께 축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지난달 11일 프랑크푸르트와의 UEL 8강 1차전 이후 부상으로 한 달 동안 결장했다. 5월 11일 크리스털 팰리스전 때 교체로 나서며 복귀한 그는 17일 빌라전에 선발 출전해 마지막으로 출전 감각을 끌어 올렸다.

손흥민은 몸 상태에 대해 "준비는 다 됐다. 부상에서 복귀했고, 팰리스전을 시작으로 빌라전도 70분이나 뛰었다"며 "예상보다 더 오래 뛰었지만, 몸 상태는 괜찮았고, 지금은 완전히 준비된 상태다. 우리 선수들 모두 시즌 최대의 경기를 위해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UEL보다 더 큰 무대 결승전을 밟은 경험이 있다. 2018-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을 뛴 경험이 있다. 현재 토트넘에 남은 선수 중 당시 UCL 결승전을 뛴 선수는 손흥민이 유일하다. 벤 데이비스는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그는 "데이비스도 여전히 함께하고 있으니, 그의 헌신과 노력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이번 결승에서 우리가 우승하게 된다면 우리 둘, 그리고 모든 선수에게 엄청난 순간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첫 번째 우승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트로피를 들게 된다면 팀의 멘털과 역사도 바뀔 것이다"며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은 트로피를 위해 싸울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줬던 해리 케인은 지난 시즌 토트넘을 떠나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그리고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했다.
손흥민은 "모두 알다시피 케인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고 함께 뛰었던 것이 큰 영광이었다. 그가 첫 트로피를 들어 올렸을 때 이야기를 나눴지만, 지금은 이미 휴가 중이라 굳이 메시지를 보낼 필요는 없다"며 "그는 아마 내일 가장 열정적인 토트넘 팬일 것이다. 내일은 우리를 응원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주장' 손흥민은 동료들에게 어떤 말을 해줬을까. 그는 "솔직히 결승전이라 따로 동기 부여할 필요는 없다. 누구나 이 경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고, 모두가 흥분돼 있을 것이다"며 "나는 선수들에게 단지 '우리가 함께 있어야 한다', '침착하게 해야 한다',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는 말을 할 것이다. 아직은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진 않았지만, 나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함께 준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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