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94일 만에 찾아온 '기회'…어느덧 프로 9년차에 접어든 롯데 1차 지명, 계약금 4.5억 가치 증명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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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선발투수 윤성빈이 2회말까지 4실점한 뒤 힘겨워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고대하던 기회가 찾아왔다. 롯데 자이언츠의 '아픈손가락' 윤성빈이 약 1년 만에 찾아온 선발 등판 기회를 살릴 수 있을까.

롯데는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팀 간 시즌 3차전 홈 맞대결을 갖는다. 현재 LG는 30승 16패로 리그 1위, 롯데는 28승 2무 18패로 2위에 랭크돼 있다. 양 팀의 격차는 2경기, 이번 주중 3연전의 결과에 따라 순위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 맞대결인 '엘롯라시코'는 매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양 팀의 격차가 크지 않은 것도 있지만, 가장 눈에 띄는 요소는 롯데의 선발 투수다. 바로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의 1차 지명을 받은 윤성빈이 마운드에 오르는 까닭이다. 지난해 7월 30일 SSG 랜더스전 이후 무려 294일 만의 1군 등판이다.

고교 시절부터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뿌리며 남다른 재능을 뽐냈던 윤성빈은 KBO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윤성빈은 1차 지명을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롯데는 윤성빈에게 계약금만 무려 4억 5000만원을 안길 정도로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는 당시 신인 선수들 중 최고 몸값이었다.

윤성빈은 데뷔 첫 시즌 18경기에서 2승 5패 평균자책점 6.39의 성적을 바탕으로 경험을 쌓았으나, 2019년 1경기 등판에 그치는 등 지금까지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다. 롯데는 윤성빈의 재능을 살려보기 위해 미국 드라이브 라인을 비롯해 '형제구단' 일본프로야구 치바롯데 마린스에 연수를 보내는 등 그동안 윤성빈에게 물심양면으로 투자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윤성빈이 보여주고 있는 퍼포먼스는 여느해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올해 퓨처스리그 6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11을 기록 중이다. 특히 21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무려 40개의 삼진을 솎아낼 정도로 타자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볼넷이 19개라는 점은 옥에 티지만, 프로 생활을 시작한 뒤 2군에서라도 이정도로 좋았던 시즌은 없었다.

2024년 7월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선발투수 윤성빈이 역투하고 있다./마이데일리2024년 7월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선발투수 윤성빈이 1회말 2실점 한 뒤 아쉬워하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마이데일리

2군에서의 기록에서 알 수 있듯이 윤성빈은 조금 더 일찍 기회를 받을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LG 트윈스 퓨처스팀과 맞대결이 끝난 뒤 몸 상태에 문제가 발생했고, 검진 결과 우측 광배근 하단 부위가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으면서 '지옥의 9연전' 당시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부상이 워낙 경미했던 만큼 윤성빈은 빠르게 건강을 되찾았고, 지난 14일 KT 위즈를 상대로 3이닝 6탈삼진 '퍼펙트' 피칭을 선보인 끝에 1군 등판 기회를 받게 됐다.

롯데는 최근 찰리 반즈와 결별, 새로운 외국인 선수로 알렉 감보아를 영입했다. 하지만 아직 감보아의 비자 발급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1군 투입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상황. 덕분에 윤성빈에게도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그리고 롯데는 롯데는 19일 1군 엔트리에서 정우준을 말소하면서, 선발 등판이 예고된 윤성빈의 자리를 마련했다. 모든 판이 깔린 것이다.

입단 이후 1군보다는 2군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었던 만큼 윤성빈에게는 상당히 부담스럽지만, 코칭스태프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을 수 있는 기회다. 감보아가 합류하더라도, 롯데의 선발진 한 자리는 여전히 주인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력'으로 이민석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판도는 충분히 바뀔 수 있다.

2군과 다른 레벨, 많은 관중 앞, 오랜만의 등판 등 여러 변수가 있지만, 2군에서의 퍼포먼스만 이어갈 수 있다면, 충분히 경쟁력은 있다. 과연 294일 만의 1군 등판에서 윤성빈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어느덧 프로 9년차. 이제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할 때다.

2024년 7월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선발투수 윤성빈이 역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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