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자리 채우는 것 이상의 역할" 美 극찬 폭발, 이래서 다저스가 10년 뛴 베테랑 방출할 수 밖에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LA 다저스가 10시즌 동안 뛰었던 크리스 테일러를 방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현지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다저스는 지난 19일(ㅇ이하 한국시각) 크리스 테일러를 지명양도(DFA) 처리했다. 양도지명은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사실상 '방출대기'라고 볼 수 있다.

이날 토미 에드먼이 부상에서 복귀했는데, 다저스는 김혜성을 마이너리그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테일러를 방출하며 에드먼 자리를 만들었다.

올 시즌에 앞서 3+2년 2200만 달러의 계약을 통해 다저스의 유니폼을 입은 김혜성은 마이너리그에서 개막을 맞았다. 다저스 입단 후 타격폼을 새롭게 바꿨는데, 아직 적응의 시간이 필요했다.

트리플A에서 꾸준히 경기에 나가면서 조금씩 미국 무대 적응에 나섰다. 타격폼 정립도 완성했다.

그러자 마침내 김혜성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 4일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맞대결에 앞서 첫 콜업의 기쁨을 맛본 것이다. 에드먼이 발목 부상으로 인해 전열에서 이탈하게 되자, 다저스는 김혜성을 불러올렸다. 콜업 직후 김혜성은 대수비로 출전해 폭발적인 스피드를 선보였다. 그리고 6일 마이애미 말린스와 맞대결에서 처음 선발 라인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당초 열흘 후 복귀할 줄 알았던 에드먼이었는데 생각보다 길어졌다.

그 사이 김혜성은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지난 15일 애슬레틱스와 맞대결에서 데뷔 첫 홈런을 폭발시켰고, 16일 경기에서는 3안타 2볼넷 4득점 무려 '5출루' 경기로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특히 17일 LA 에인절스와 맞대결에선 다저스 선수로는 1958년 이후 신인 선수 최다 출루인 '9타석 연속 출루'라는 기록까지 만들어내며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김혜성이 맹활약하자 다저스의 생각도 바뀌었다. 19일 에드먼이 복귀하게 되자 김혜성의 강등이 아닌, 테일러의 방출을 택했다.

테일러는 지난 2016년 트레이드를 통해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다저스로 이적했다. 다저스에서만 1000경기 이상 출전하며 타율 0.250 108홈런 423타점 480득점 OPS 0.761의 기록을 남겼다. 또한 포스트시즌에서도 80경기에 나와 타율 0.247 9홈런 26타점 37득점으로 활약하며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등극에 기여했다. 2017년에는 챔피언십시리즈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87경기타율 0.202 4홈런 23타점 28득점으로 저조했던 테일러는 올 시즌에도 28경기 타율 0.200 2타점 4득점으로 부진했고, 결국 방출이라는 쓴맛을 보게 됐다.

미국 헤비스포츠는 "다저스는 김혜성이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오래 머물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김혜성은 이를 깼다. 그리고 오랜 다저스 선수였던 테일러를 방출시켰다"고 전했다.

이어 "김혜성은 에드먼의 자리를 대신하는 임시 선수로 일시적인 콜업으로 여겨졌지만 김혜성은 단순히 자리를 채우는 것 이상의 역할을 했다"고 극찬했다.

테일러는 올해 4년 6000만 달러 계약의 마지막 시즌을 치르고 있었다.

매체는 "김혜성에게 좋은 일은 테일러에게 불행한 현실을 의미한다. 에드먼이 부상에서 복귀하자 다저스는 4년 6000만 달러 계약의 마지막 시즌을 보내고 있는 34세 유틸리티 플레이어를 방출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다"면서 "김혜성은 잔류할 자격이 있음을 증명했다. 김혜성을 엔트리에 남기기로 한 결정은 꽤 쉽게 내려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