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보수 단일화’ 꺼낸 국민의힘... 이준석은 “극혐”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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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선거 후보가 15일 서울 중구의 한 모임공간에서 열린 대한초등교사협회 주최 ‘서이초 사건과 같은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정책 간담회에 참석해 머리를 만지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선거 후보가 15일 서울 중구의 한 모임공간에서 열린 대한초등교사협회 주최 ‘서이초 사건과 같은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정책 간담회에 참석해 머리를 만지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손지연 기자  6‧3 대통령 선거를 19일 앞둔 가운데 국민의힘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에게 ‘범보수 단일화’ 제안을 꺼내들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결별’ 카드를 흔들며 중도층 공략에 나선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후보는 “강압적 단일화는 ‘극혐’”이라며 단일화 협상을 위한 만남에도 선을 긋고 있어 단일화 성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 ‘이준석 단일화’ 바라는 국민의힘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오전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이 후보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는 후보다. 셈도 굉장히 빠르고 전략적”이라며 “여태까지 결정해 온 것들을 보면 결과적으로 이득이 되냐, 아니냐가 굉장히 중요한 잣대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가) 이긴다’는 확신이 들면 충분히 대화 테이블에서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이 후보에게 큰 격차로 밀리고 있지만, 윤 전 대통령과의 결별이 효과를 발휘한다면 단일화도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국민의힘은 대선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되자 윤 전 대통령 강성 지지층에 편승하던 태도를 버리고 ‘윤석열 책임론’을 거론하며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김 비대위원장은 김문수 후보의 내정 직후인 지난 12일 ‘국민의힘이 배출한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대해 국민의힘은 과오를 인정해야 한다’며 “반성하고 사과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두세 가지의 국면전환이 있을 것”이라며 “그런 진정성이 모아지면 충분히 김문수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빠른 시간 안에 추격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당 차원의 화해 제스처도 이어졌다. 같은 날 이정현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사실상 출당과 같은 결과에 이른 점에 대해 비대위원장 명의로 ‘미안하다, 우리가 잘못했다’ 공식 사과하고 비대위 의결로 징계 취소와 복권을 단행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 후보는 과거 당 대표로서 전국 선거를 두 차례 승리로 이끌며 개혁정치를 실천해 왔다”며 이 후보의 공적을 치하하고 당의 과거 조치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 후보 징계는 이미 취소된 상태”라고 정정했지만, 단일화를 위해 당이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등 이 후보를 향한 러브콜에 더욱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의도는 분명했다. 이준석 후보는 2022년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당 비판 발언 등을 이유로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았으나, 2023년 말 인요한 혁신위 권고에 따라 징계가 취소된 바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국민의힘 대표일 당시 최고위원을 맡은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021년 10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국민의힘 대표일 당시 최고위원을 맡은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021년 10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이 후보는 국민의힘과 단일화에 부정적이다. 그는 전날(14일) 부산에서 기자들과 만나 “큰 정당이 작은 정당을 억누르는 강압적 단일화는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고 했다. 이어 “그런 방식은 젊은 세대가 ‘극혐(극히 혐오)’하는 찍어 누르기”라며 “실제로 ‘김덕수(김문수+한덕수)’ 얘기하면서 추진됐던 국민의힘 내홍이 억압적인 분위기를 드러냈기 때문에 국민에게 지탄을 받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비상대책위원장은 과거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으로 불린 친이준석계 인사 중 한 명이었다. 그가 비대위원장으로 내정된 것에 대해 일각에선 ‘단일화 유도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왔지만 이 후보는 “김 위원장이 (단일화 협상에서) 할 일이 없어 보인다”며 단일화 논의 자체를 일축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안팎에서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을 두고 입씨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두고 “윤 전 대통령이 탈당하는 것 자체가 지금까지 문제가 되는 것이 저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탈당이 아니라 이미 계엄이 터진 12월 3일 이후에 바로 제명했어야 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이 계엄 직후가 아닌 대선 국면에 들어서서 ‘윤석열 탈당’ 등을 통해 지지율 반등을 노리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이 탈당한다고 해서 지금 옆구리 찌르듯이 탈당한 윤 전 대통령이 표심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너무 시점이 늦었고 마지못해 사는 느낌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한 기대는 없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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