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좀 더 욕심 내라.”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14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웃더니 “마운드 잘 안 올라가는데 얘한테는 두 번이나 올라갔다”라고 했다. 13일 광주 롯데전에 선발 등판한 우완 김도현(25)을 의미한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현이 6회초 선두타자 고승민에게 좌선상안타를 맞자 이례적으로 직접 마운드에 올라 김도현에게 조언했다.

김도현은 이날 5⅓이닝 4피안타 1탈삼진 2사사구 1실점(비자책)으로 시즌 2승을 따냈다. 2승밖에 못 따냈지만, 유독 올해 타자들과 궁합이 안 맞을 뿐, 투구내용은 우수하다. 피안타율 0.258에 WHIP 1.22다. 140km대 후반의 포심에 커브를 두 가지 종류로 구사한다. 투심도 보유했다.
올 시즌 8경기서 2승2패 평균자책점 2.74. 실질적으로 제임스 네일과 원투펀치로 맹활약한다. 올해 KIA 선발진은 양현종과 윤영철의 예상 밖 부진이 눈에 띄지만, 김도현은 선발진의 생산력을 높여주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그런 김도현은 아직 이닝이팅이 검증되지 않았다. 풀타임 선발이 올해 처음이기 때문이다. 올해 6이닝을 네 차례 던졌고, 4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수립하긴 했다. 그러나 7~8이닝 투구는 아직 없다. 근래 김도현은 자신도 7~8이닝 투구를 넘어 완투완봉까지 해보고 싶다고 하기도 했다. 김도현의 7이닝 투구는 2024년 9월24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7이닝 3피안타 7탈삼진 2볼넷 무실점)이 유일하다.
이범호 감독은 그때 마운드에서 김도현에게 쓴소리를 했다. “좀 더 욕심 내라고 했다. 5이닝에 3점만 주면 되는 선발투수가 아니라, 이젠 6이닝 1실점, 7이닝 무실점하는 선발투수가 돼야 한다고. 만약 어제도 3-0 상황서 실점하거나 불펜이 못 막으면 본인 승리도 날아가는 것이었다. 컨디션이 좋을 때 1이닝이라도 더 책임지려고 하고, 욕심을 내야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다”라고 했다.
김도현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다. KIA에 귀한 우완 토종 에이스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범호 감독은 “지금 국내 선발진 중에서 구위가 가장 좋고 모든 면에서 점점 좋아지는 투수다. 그 정도의 능력이 있다. 이기고 싶은 욕심을 더 내면 좋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범호 감독은 “작년에 중간도 선발도 해보고, 군대 가기전에도 선발도 해봤다. 조금씩 경험이 쌓이다 보니 마운드에서 능력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 포심과 투심을 함께 사용하다 보니 타자들에게 이전엔 정확히 맞아나가던 타구가 이젠 빗맞는 타구가 많이 나온다. 그러면서 자신감을 찾는다. 구위가 좋은 선수다. 이닝만 좀 더 소화하면 좋은 선발투수로 활약할 것이다”라고 했다.

김도현은 "야수들에게 고맙고 투수들에게 미안했던 경기다. 공격은 물론이고 수비에서도 도움을 줘 마운드에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 이닝을 더 길게 가져가고 싶었지만 마지막 이닝을 끝내지 못하고 내려와 조금 아쉽고, 다음 경기에서는 뒤에 나올 투수들에게 더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 선두타자 출루를 허용하지 않은 것이 잘된 점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포수 한승택과의 배터리 호흡도 좋았고, 리드대로 던져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단, 6회초에 출루를 허용한 뒤에 위기관리가 잘 안됐던 부분은 다음 경기서 보완하겠다. 화요일인데도 많은 팬들이 찾아와 주셔서 놀랬고, 응원이 마운드에서 큰 힘이 됐다. 앞으로도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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