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그룹 최초’ 유진투자증권 ESG위원회, 1년 활동은 ‘지지부진’

시사위크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하지만 회의를 단 한 차례만 개최하는 등 활동은 미미했다. / 유진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하지만 회의를 단 한 차례만 개최하는 등 활동은 미미했다. / 유진투자증권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난해 유진그룹 계열사 최초로 출범한 유진투자증권의 ESG위원회가 활동 측면에선 아쉬움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 신설됐지만, 이후 단 한차례 회의를 개최하는데 그친 것이다. 또한 유진그룹이 탄핵으로 불미스럽게 마침표를 찍은 윤석열 정권에서 YTN을 인수하며 여러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정권과의 ‘연결고리’로 지목된 인물이 ESG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 ESG위원회 개최 단 1회… 위원장은 적정성 물음표

유진그룹의 주요 계열사 중 하나인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3월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이는 유진그룹 내 첫 ESG위원회 설립이었다. ESG 평가에서 낙제점을 면치 못하고 있는 다른 계열사에 비해 그나마 나은 점수를 받아온 유진투자증권이 ESG위원회 설립에 있어서도 선도적인 행보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유진투자증권 ESG위원회는 설립 첫해 지지부진한 행보를 남겼다. 지난해 8월 27일 단 한차례 회의만 열렸을 뿐이다. 다뤄진 내용도 ESG 추진 현황 및 향후 계획에 대한 보고사항이었다. ESG위원회가 신설되긴 했으나 1년 간 실질적인 활동은 없었던 셈이다.

이와 달리 리스크관리위원회와 집행위원회는 각각 6차례, 8차례 회의가 개최됐으며 중요한 의사결정도 다수 이뤄졌다.

이처럼 별다른 활동이 없었던 유진투자증권의 ESG위원회 위원장을 김용대 사외이사가 맡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김용대 사외이사는 판사 출신으로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와 서울가정법원 법원장을 역임했으며, 법원을 떠난 2021년 변호사 생활을 시작하면서 유진투자증권 사외이사로 처음 선임됐다.

유진그룹은 지난해 민영화가 추진된 YTN을 인수한 바 있으며, 이 과정에서 거센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달에도 이와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이 고발되는 등 후폭풍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용대 사외이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다. 이상인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역시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다. 이상인 전 부위원장은 YTN의 최대주주를 유진그룹으로 변경하는 것을 승인했으며, 의결정족수가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 졸속으로 절차를 진행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뿐만 아니다. 방통위는 2023년 이상인 전 부위원장이 방통위원으로 임명된 뒤 권태선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을 해임해 해임 취소 소송에 휩싸였다. 그런데 이때 방통위는 소송대리인 중 하나로 김용대 사외이사가 속해있던 법무법인을 선임했고, 대표 변호사로서 그가 직접 나섰다. 이에 그해 국정감사에서 이상인 전 부위원장을 향해 김용대 변호사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그로부터 얼마 뒤 유진그룹이 YTN 인수전에 뛰어들어 이상인 전 부위원장의 최종 승인으로 YTN 최대주주 자리를 꿰찬 것이다.

ESG위원회의 역할과 취지 등을 고려하면, 김용대 사외이사가 ESG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것이 적합한지에 대해 물음표가 붙는다.

한편, 유진투자증권은 국내 대표 ESG평가기관인 한국ESG기준원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2024년 ESG평가에서 통합 C등급을 부여받았다. 2022년과 2023년 통합 B등급이었던 것이 한 계단 하락했다. ESG위원회를 신설했음에도 평가 결과는 후퇴한 것이다. 한국ESG기준원의 C등급은 ‘취약한 지속가능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체제 개선을 위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상태’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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