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이하 포드코리아)가 최근 포드·링컨 브랜드 ‘풀사이즈 SUV’ 익스페디션과 네비게이터 신형의 환경부 인증 절차를 완료했다. 두 모델은 하반기 국내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포드 익스페디션과 링컨 네비게이터는 2021년 국내 시장에 처음 출시된 모델이다. 이전까지 국내 시장에 판매되던 풀사이즈 SUV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가 유일했다. 2021년 포드·링컨이 국내 시장에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를 잡기 위해 익스페디션과 네비게이터를 선보였으나 실적은 다소 부진했다.
이러한 가운데 해외 시장에서 포드 익스페디션과 링컨 네비게이터의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 출시 소식이 전해졌고, 최근에는 국내 시장 인증도 마쳤다. 포드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신형 익스페디션 및 네비게이터는 올해 하반기 국내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먼저 럭셔리 브랜드 링컨의 네비게이터부터 살펴보면 경쟁 모델인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보다 상품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신형 링컨 네비게이터에는 3.5ℓ급 V6 트윈터보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최고출력 440마력, 최대토크 70.5㎏·m의 성능을 낸다. 반면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6.2ℓ급 V8 자연흡기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426마력, 63.6㎏·m의 성능을 발휘한다. 단순 수치상으로 링컨 네비게이터가 우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공차 중량도 신형 네비게이터가 2,689㎏으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2,830㎏ 대비 가볍다. 네비게이터가 더 가벼우면서 높은 출력을 뿜어내는 것을 감안하면 주행 성능 면에서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차체 크기는 신형 네비게이터 △전장 5,334㎜ △전폭 2,148㎜ △전고 1,981㎜ △휠베이스 3,111㎜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보다 길이가 약 7∼8㎝ 짧지만 앞뒤 바퀴 사이 거리인 휠베이스는 네비게이터가 4㎝ 더 길고 너비는 8∼9㎝ 크다.

세금적인 부분에서도 차이가 있다. 국내 자동차세금 체계는 ‘배기량’을 기준으로 한다. 배기량이 2,500㏄(2.5ℓ)를 초과하는 승용차는 200원/㏄를 부과한다. 교육세 30% 포함 시 1㏄당 260원으로, 배기량이 3,496㏄인 링컨 네비게이터의 연간 세금은 신차 출고 1∼2년차 기준 90만8,960원이다. 반면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배기량이 6,162㏄로 160만2,120원에 달한다. 연간 자동차세금에서만 약 70만원 차이가 발생한다.
연료효율 역시 신형 네비게이터가 우위를 점했다. 미국 기준 네비게이터의 연비는 도심 16mpg(마일/갤런), 고속도로 22mpg으로, 국내 단위로 환산하면 각각 6.8㎞/ℓ, 9.3㎞/ℓ 수준이다. 에스컬레이드는 미국 기준 도심 14mpg, 고속 21mpg으로 환산하면 5.9㎞/ℓ, 8.9㎞/ℓ다. 국내 연비 측정에서는 약간 오차가 발생할 수 있지만 네비게이터의 연비가 더 좋다는 점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단순히 숫자상의 성능 비교에서 우위를 점했다고 해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보다 링컨 네비게이터가 더 많이 판매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다만 깐깐한 한국 소비자들이라면 이러한 사소한 부분도 비교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무시할 수는 없는 부분이다.
디자인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평가가 다르겠지만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각을 최대한 살려 남성적이고 터프한 느낌인데 반해 링컨 네비게이터는 곡선미가 강조됐으며 부드럽고 여성적인 느낌의 차량이다. 또 한 가지 독특한 부분은 테일게이트(트렁크 도어)가 위 아래로 나뉘어 열리는 클램쉘(조개 뚜껑 같은) 형상이라는 점이다. 클램쉘 테일게이트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소비자가 많은 만큼 네비게이터의 강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드코리아가 하반기 국내 출시 예정인 또 다른 차량 신형 포드 익스페디션은 링컨 네비게이터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형제 모델이다. 휠베이스 길이는 동일하며, 차체 길이나 높이도 큰 차이가 없다. 신형 익스페디션은 트렁크 도어 개폐 방식도 네비게이터와 동일한 클램쉘 방식을 채택했다.

포드 익스페디션은 현재 쉐보레 타호 모델이 국내에서 발을 뺀 후 신형 모델 출시가 오리무중인 상황에서 출시되는 만큼 풀사이즈 SUV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분석된다. 그나마 현재 국내에 판매 중인 지프 그랜드 체로키 L 모델이 신형 익스페디션의 경쟁 모델로 평가되는데, 크기는 익스페디션이 소폭 큰 점이 강점이다.
신형 익스페디션은 5세대 풀체인지 모델로 한층 세련된 외관을 완성했으며 그러면서도 스포티한 느낌을 살린 점이 특징이다. 실내에는 24인치 파노라마 디스플레이와 13.2인치 센터페시아 터치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점이 포인트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신형 익스페디션 모델의 기대 요소는 ‘출시 가격’이다. 앞서 지난해 포드코리아가 국내에 익스플로러 모델을 선보이면서 기존 모델 대비 가격을 소폭 인하해 ‘가성비’를 강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조가 올해 출시 예정인 익스페디션에까지 반영되길 바라는 분위기다.

다만 지난해 출시된 익스플로러는 부분변경 모델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이를 고려할 시 신형 익스페디션의 국내 판매가격이 기존 모델 대비 인하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포드코리아가 지난해 7세대 머스탱 신형을 국내에 출시할 때 판매가격을 미국 판매가격에서 한국 기준 개별소비세 적용한 가격에 약 500만원이 더 비싼 수준으로 책정했던 사례는 기대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풀체인지 신차를 출시하면서 사실상 운송료와 홍보마케팅 비용, 딜러 마진 정도만 반영하며 가격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려 노력한 점이다.
포드코리아가 이러한 기조를 신형 익스페디션에도 적용할 경우 신형의 국내 판매 가격은 기존 모델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시장에서 판매 중인 익스페디션은 △액티브 △플래티넘 △트레머 △킹 랜치 4개 트림으로 구성돼 있는데, 국내 시장에는 플래티넘 트림 출시가 유력하다. 기존 익스페디션 모델도 플래티넘 트림만을 도입했다. 포드 익스페디션 플래티넘 트림은 미국 시장 기준 시작 가격이 7만4,430달러, 약 1억500만원이다. 여기에 운송료·마케팅비·딜러마진 등으로 500만원 정도를 더하면 대략 1억1,000만원 수준으로, 구형 4세대 익스페디션의 국내 판매가격 약 1억1,200만원과 비슷하다.
미국 기준 포드 익스페디션의 옵션 구성으로는 △플래티넘 얼티밋 패키지 △스텔스 퍼포먼스 패키지 △스텔스 외관 패키지 △운전자 패키지 △블루 크루즈 핸즈프리 고속도로 주행 장비 등이 있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크게 필요한 기능들은 아니다. 블루 크루즈 옵션의 경우 한국에서는 사용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이 기능을 제외한 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휠·타이어는 기본으로 20인치 제품이 장착되며, 미국 시장에서는 22인치 3종과 24인치 1종을 옵션 제공한다. 다만 국내에서는 타이어 인치별 연비 인증을 별도로 진행해야 해 20인치 모델만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풀사이즈 SUV 시장은 대중성과 거리가 멀다. 다만 자동차 브랜드 입장에서는 1대를 팔아 남는 마진이 많은 세그먼트인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판매량만 기록한다면 소정의 목표는 달성하는 셈이다. 역대 국내 시장 풀사이즈 SUV 연간 판매 1위 모델은 에스컬레이드로 2023년 588대를 판매했다. 포드코리아가 올해 하반기 출시하는 포드 익스페디션과 링컨 네비게이터 신형 모델이 경쟁 모델 실적과 비슷한 수준만 기록하더라도 그 자체로 의미가 큰 만큼 하반기 풀사이즈 SUV 경쟁에 관심이 쏠린다.
포드 익스페디션·링컨 네비게이터 신형 모델 환경부 배출·소음인증 완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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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5. 12 | 환경부 KENCI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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