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대구=전두성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에서도 ‘대세론’을 입증한 모습이다. 13일 대구 중구 동성로 광장에서 진행한 집중유세에 ‘구름 인파’가 모여들었기때문이다.
이 후보를 보기 위해 몰려든 시민들로 동성로의 약 100m는 발 디딜 틈이 없었고, 이러한 인파에 대구 시민들도 “와 미쳤다”, “이런 건 처음 본다” 등 감탄사를 연발할 정도였다. 이 후보 또한 “대구가 디비진 거 같다(‘뒤집어지다’의 경상도 방언)”며 놀란 모습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시사위크’가 만난 시민들은 대구가 보수세가 강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과거와는 분위기가 다른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이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간의 지지율에 차이가 있다는 점과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 교체 사태’ 등을 이유로 꼽았다. 한 시민은 국민의힘을 향해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데 안 하는 것 같다. 안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대구 시민·이재명 모두 놀란 ‘구름 인파’
이 후보는 이날 대구 동성로에서 집중유세를 진행했다. 대구 시민들은 이 후보를 보기 위해 한 시간 전부터 유세차량 앞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 후보가 도착하기 전 유세단은 댄스 등을 통해 분위기를 띄웠고 시민들은 ‘이재명’을 외치며 호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인파는 많아졌다.
오후 2시 2분 이 후보가 도착하자 동성로의 약 100m는 발 디딜 틈 없이 인파로 가득찼다. 유세 차량 인근으로 통행할 수 없자, 경찰은 우회를 요청하기도 했다.
동성로의 인파는 대구 시민도 놀랄 정도였다. 시민들은 “어마어마하다” “와 미쳤다” “난리 났다” “이런 거 처음 본다” 등의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 후보도 인파에 놀란 모습이었다. 그는 연설을 시작하며 “여기 대구 맞니껴. 진짜 대구 맞아예. 모인 여러분들을 보니까 옛날에 대구 같지가 않다”며 “대구가 디비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사위크와 만난 시민들은 대구가 보수세가 강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동성로에서 만난 한 50대 여성은 “직장인인데 (이 후보를 보기 위해) 외출증 끊고 나왔다”며 “국힘(국민의힘)이 너무 못하니까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곽종상 씨(남·82세)도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고 본다”며 “이번에 국민의힘 하는 것을 봐라. 자기들이 후보를 뽑았으면 잘났거나 못났거나 (지지를) 해야 하는데, 한덕수(전 국무총리)로 교체하려고 한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동대구역 인근에서 만난 한 60대 남성은 대구가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하다면서도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투표를 할까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이 후보와 김 후보의 지지율에 차이가 있어 투표장에 안 나올 수도 있다는 취지였다.
또한 그는 “국민의힘에서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데 안 하는 것 같다. 안 보인다”며 “옛날엔 사거리마다 빨간 옷 입고 (선거운동) 했는데 지금까지 못 봤다. 국회의원들이 지역마다 선거운동을 하는 게 있는데 그거를 안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한 남성은 이 후보가 연설하는 동안 “다 거짓말”이라고 말하며 유세장을 지나쳐갔다.

◇ “신상도 써보라”… 지지 호소한 이재명
이러한 가운데 이 후보는 약 40분간 연설을 하며 대구의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수도권이 왜 지역보다 잘 되느냐, 여러 이유가 있다”며 “그중에 정치적 경쟁이 벌어진다는 게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수도권은 누가 뭘 좀 잘못하거나 동네 인심을 잃으면 떨어진다. 노심초사하며 동네 5~10명이 모이는 모임 다 쫓아다니고 토요일·일요일 밤이 없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서울을 지역구로 둔 우원식 국회의장과 서영교 민주당 의원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우원식 의원은 (국회)의장을 하는데 주말마다 길에서 텐트치고 상담한다. 서 의원은 그 나이 먹고 길에서 춤추고 다닌다”며 “여러분은 동네 의원이 그렇게 하는 거 봤나. 여러분에 진심으로 고개 숙이고 자세 낮추는 거 봤나”라고 했다. 지역에서도 정치인들의 경쟁력이 있어야 발전한다는 취지였다.
그는 “좀 바꿔서 쓰시라. 신상도 좀 써보라”며 “신상이 얼마나 많나. 써보고 안 되면 또 바꾸고 그러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명도 한번 써 보시라. 제가 일하는 건 자신 있다”고 호소했다.
촬영=전두성 기자 / 영상편집=이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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