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래도 2002년 롯데 자이언츠 이후 2할대 승률 팀은 없었다.
KBO리그 출범 43년 역사상 최저 승률을 기록한 팀은 1982년 원년 삼미 슈퍼스타즈였다. 80경기 체제서 15승65패, 승률 0.188에 그쳤다. 이후 대부분 최하위 팀이 3할대 승률을 찍어왔다. 아무리 약팀이라도 10경기를 하면 3승은 한다는 얘기가 그래서 나왔다.

KBO리그 역사에서 2할대 승률을 찍은 팀은 1986년 빙그레 이글스(31승76패1무, 승률 0.290)를 시작으로 1999년 쌍방울 레이더스(28승97패7무, 승률 0.224), 2002년 롯데 자이언츠(35승97패1무 승률 0.265)밖에 없었다. 경기수가 100경기, 126경기를 넘어 133경기 체제에 이르자 더더욱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런데 2025년, 무려 23년만에 2할대 승률팀이 다시 나올 위기다. 11일까지 최하위에 머무른 키움 히어로즈다. 키움은 43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13승30패, 승률 0.302다. 키움이 13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패배하면 3할대 승률마저 무너진다.
키움은 202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급격히 전력이 떨어졌다. 2023년 7월 이정후가 부상했고, 9월에 에이스 안우진이 토미 존 수술대에 올랐다. 시즌 후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갔고, 안우진은 사회복무요원 생활을 시작했다. 2024시즌이 끝나자 김재웅이 상무로, 조상우가 KIA 타이거즈로, 김혜성이 LA 다저스로 떠났다.
키움이 잘 하는 선수를 타 구단에 내주거나 메이저리그에 보내는 건 더 이상 뉴스도 아니다. 그러나 박병호(삼성 라이온즈)와 김하성(탬파베이 레이스)이 빠져나갈 때까지 잘 버티던 전력이, 이젠 한계를 맞이했다는 평가다. 그래도 2023년(58승83패3무 승률 0.411)과 2024년(58승86패 승률 0.403)엔 꽤 선전했다. 2년 연속 최하위였지만, 4할대 승률로 리그를 긴장시켰다. 작년만 해도 초반엔 중~상위권에 있었다.
그 사이 중저가 FA들과 방출생 출신들을 끌어 모아 나름대로 기둥을 세우고 리빌딩 혹은 리툴링 시즌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기둥들이 아주 단단하지 못한데다, 커줘야 할 선수들도 쑥쑥 못 큰다. 성적도 미래도 잡지 못하는 어정쩡한 상황이 이어진다. 올 시즌의 경우 야심차게 시도한 외국인타자 2명-외국인투수 1명 전략도 일단 실패에 가깝다. 선발, 불펜, 타선 모두 힘이 떨어진다.
홍원기 감독을 비롯한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지만, 전력 자체가 9개 구단과 대등하게 싸우는데 어려움이 크다. 이걸 현장의 탓으로 돌리긴 어렵다. 아직도 많은 경기가 남아있어 반등의 여지는 충분하지만, 지난 1~2년의 페이스를 보면 시즌 중반 이후 점점 더 어려움을 겪었다. 애버리지가 확실한 선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키움이 고난의 시즌, 고난의 행보를 이어간다. 어쨌든 3할대 승률은 마지막 자존심이다. 계약 마지막 시즌을 지휘하는 홍원기 감독의 근심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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