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스탄불(튀르키예) 이정원 기자] "너무 기쁩니다."
김상우 감독이 이끄는 삼성화재는 최근 몇 년 동안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2017-2018시즌이 마지막 봄배구. 우승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2022-2023시즌 최하위, 2023-2024시즌 6위, 2024-2025시즌 5위였다.
다가오는 시즌에는 그 어느 때보다 V8 명가 자존심을 되살리고자 한다. 국가대표팀 감독 출신인 레전드 임도헌이 새롭게 단장으로 선임됐다. 또한 FA 시장에서 공격력이 돋보이는 송명근을 영입했다. 김정호가 한국전력으로 떠났지만 FA 보상 선수로 미들블로커 약점을 메워줄 박찬웅을 데려왔다.
그리고 팀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 김상우 감독이 선택한 선수는 마이클 아히. 삼성화재는 지난 9일(한국시각) 튀르키예 이스탄불 월드 엘리트 호텔에서 열린 2025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6순위로 아히를 지명했다. 6순위지만 사실상 4순위. 1순위 KB손해보험, 3순위 대한항공은 드래프트 전에 각각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 카일 러셀(등록명 러셀)과 재계약했다.
네덜란드 출신으로 196cm 신장에 아포짓 스파이커 포지션을 소화하는 아히는 V-리그 팬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 2013년 자국 네덜란드에서 데뷔의 꿈을 이뤘으며, 벨기에, 독일에서도 커리어를 쌓았다. 독일리그 득점왕에도 올랐다.


지난 시즌 우리카드에서 뛰었다. V-리그 최초 외국인 선수 주장으로 임명될 정도로 코칭스태프 및 선수단 신뢰가 두터웠다. 1라운드 6경기 156점 공격 성공률 54.85%로 활약도 좋았다.
그러나 부상으로 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2라운드 첫 경기 대한항공전을 앞두고 팀 훈련 도중 왼쪽 발목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입었다. 결국 눈물의 이별을 고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을 떠난 이후 친정 독일리그 헬리오스 그리즐리 기센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렸고, 다시 V-리그로 돌아오게 됐다.
김상우 감독은 "고민을 많이 했지만, 우리가 뽑고 싶었던 선수를 뽑아 6순위여도 만족한다"라며 "가장 중요한 게 몸 상태였다. 부상은 없다. 그래서 기대를 하고 있다. 지난 시즌 부상당하기 전에 보여줬던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면 우리 팀과도 잘 맞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히는 "다시 한국으로 와 너무 기쁘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V-리그 여정이 빨리 끝났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게 목표였는데, 오게 되어 기쁘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독일에서 뛸 때 삼성화재에서 보러 왔던 걸로 알고 있다. 관심이 있겠다고 생각은 했는데 잘 풀려 다행이다"라고 미소 지었다.
지난 시즌 우리카드에서 함께 했던 송명근과 다시 만난다. 아히가 주장일 때, 송명근은 부주장으로 아히를 도왔다.
아히는 "송명근 선수와 함께 하는 건 팀에 큰 무기다. 우리 둘 다 좋은 리더가 될 수 있다. 많은 에너지를 보여줄 것이다. 송명근 선수는 V-리그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다. 우리 팀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우 감독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 팀 구성이 많이 달라졌다. 아히는 검증이 된 선수인 만큼, 여러 가지 조합을 생각하고 있다"라며 "선수들과 똘똘 뭉쳐 좋은 훈련 분위기를 만들 것이다. 블로킹 높이도 조금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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