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댄 로마이어, 제이 데이비스…
한화 이글스가 파죽의 9연승으로 단독 1위에 오르자 자연스럽게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이던 1999년이 떠오른다. 선발진과 마무리만큼은 1999년에 밀리지 않는다. 아니, 능가할 수도 있다. 폰와류문엄(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류현진~문동주~엄상백)은 당시 정민철, 송진우, 이상목을 넘어서는 시너지를 낸다. 초보 마무리 김서현은 당시 마무리 구대성급, 혹은 그 이상의 잠재력을 보유했다.

올해와 26년 전은, 막강 마운드가 확실히 닮았다. 팀 평균자책점 3.16으로 2위. 선발 3.13으로 2위, 불펜 3.20으로 3위다. 지난 몇 년간 타고투저였으나 올해 투고타저다. 순위를 떠나 선발과 불펜 모두 3점대 초반의 평균자책점인 건 확실히 무게감이 있다.
기본적으로 5점 이상 잘 안 주다 보니 매 경기 벤치에서 승부를 걸 수 있다. 또한, 수년간 아킬레스건이던 수비력이 올해 치유될 조짐이다. 올해 한화의 수비력은 유격수 심우준의 가세만으로 안정적이라고 볼 수 없다.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수비력이 좋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런 한화의 고민은 타선이다. 팀 타율 0.244로 8위, 팀 OPS 0.693으로 7위다. 득점권타율도 0.261로 7위. 시즌 초반의 극심한 집단 슬럼프에선 빠져나왔지만, 여전히 강력하지는 않다. 사실 노시환과 채은성의 중심타선을 제외하면 딱히 투수들에게 부담스러운 타선은 아니다.
올해 한화에서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3할타자는 문현빈(0.305)이 유일하다. 타율 탑30에도 문현빈과 함께 노시환(0.275)가 유이하다. 두 사람은 OPS도 0.906(노시환)과 0.876(문현빈)으로 각각 10위와 12위다.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 타선은 화려했다. 30홈런 106타점의 제이 데이비스, 45홈런 109타점의 댄 로마이어, 27홈런 86타점의 장종훈, 타율 0.311 22홈런 74타점의 송지만이 묵직한 중심타선을 구성했다. 타율 0.334의 리드오프 이영우, 타율 0.303의 강석천에 이어 임주택, 임수민, 최익성 등이 있었다.
장기레이스의 근간은 마운드와 수비다. 한화가 그런 점에서 올해는 반짝 1위가 아닌,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단, 144경기 모두 투수들의 힘으로 이기는 건 불가능하다. 투수들에게만 너무 의존하면 컨디션 관리가 어렵게 된다. 이미 김서현과 한승혁이 21경기, 박상원이 19경기에 나갔다. 많이 이겼으니 많이 나갔던 건 당연하지만, 이제 5월 초다. 갈 길이 멀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타선의 힘이 필요하다. 타자들이 넉넉히 점수를 뽑으면 한번쯤 불펜도 여유 있게 운영할 수 있고, 마운드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 7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서 모처럼 10점을 뽑으며 벤치도, 팬들도 경기를 편안하게 봤다. 이 경기 이전 5월 5경기 내내 3점만 뽑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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