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진병권 인턴기자] 이정후는 7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위치한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 원정경기에서 시즌 4호 홈런을 포함, 6타수 3안타 3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14-5 대승에 기여했다. 21일 만에 터진 홈런으로 최근 주춤한 타격감을 다시금 끌어올렸다.
타격으로 경기를 지배한 이정후 못지않게 경기를 뜨겁게 만든 선수가 있다. 바로 시카고 컵스의 중견수 피트 크로우암스트롱이다. 이름의 이니셜을 따 'PCA'라고 일컬어지기도 한다. 크로우암스트롱은 5회 초, 이정후가 우중간으로 당겨친 2루타성 타구를 워닝트랙 앞에서 슬라이딩하며 잡아냈다. 이후 7회 초, 이정후가 좌중간으로 밀어친 2루타성 타구를 빠른 주력으로 커버했다. 이정후는 1루를 거쳐 2루 진루를 시도했지만, 크로우암스트롱의 빠른 커버에 1루로 귀루했다. 이정후에겐 아쉬운 장면이었다.

크로우암스트롱은 202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23살의 유망주다. 2020 MLB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9순위로 뉴욕 메츠에 입단했다. 이후 트레이드를 통해 시카고 컵스로 이적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팅 리포트에선 크로우암스트롱이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수비력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20-80 스케일에서는 수비 80점 만점을 부여받았다. 80점 만점은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시대를 대표하는 재능에게만 부여되는 점수다. 중견수로서 역사에 남을만한 수비력을 가졌다고 평가받았다는 것이다.
크로우암스트롱은 루키 시즌이었던 지난 시즌, 수비 지표인 OAA +14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중견수 전체 6위에 올랐다. OAA는 스탯캐스트에서 제공하는 지표로 평균적인 수비보다 얼마나 더 많은 아웃을 만들어냈는지 측정한 것이다. wRC+ 87을 기록하며 평균 이하의 타격을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2.7의 fWAR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번 시즌, 크로우암스트롱의 재능이 만개했다. 크로우암스트롱은 7일 현재, 9홈런 26타점과 OPS 0.838을 기록하고 있다. wRC+는 132로 지난 시즌에 비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fWAR도 2.1로 시즌의 4분의 1이 채 지나지 않았음에도 지난 시즌의 수치에 근접하고 있다. 강점이던 수비력은 더 발전했다. OAA +7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라 있다.

크로우암스트롱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수비력을 가졌다고 평가받았던 중견수 케빈 키어마이어의 뒤를 이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키어마이어는 2할 중반의 타율, 10개의 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수비형 중견수였다. 커리어 내내 부상에 시달렸지만, 4개의 골드글러브와 1개의 플래티넘 글러브를 수상하며 수비력을 인정받았다. 키어마이어와 다르게, 크로우암스트롱은 타격에도 능하다. 최근 20경기 9홈런을 치며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줬다.
더욱 무서운 점은 크로우암스트롱이 23세에 불과하며 메이저리그에서 200경기도 채 뛰지 않은 유망주라는 것이다. 이미 수비력은 메이저리그 정점이다. 타격 능력을 좀 더 끌어올린다면 MVP 컨텐더까지 올라설 수 있는 재능을 가진 선수다. 어쩌면 우리는 메이저리그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선수의 수비 장면을 본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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