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맞아도 안 되고 좋은 타구 의미 없어” KIA 김규성에게 엄청난 특명…꽃범호는 고척돔과의 궁합을 믿었다[MD고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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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성/고척=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잘 맞은 타구도 안 되고 좋은 타구도 의미 없어.”

모든 타자는 타석에서 아웃이 되든 세이프가 되든, 질 좋은 타구를 만드는데 집중한다. 그러기 위해 자신만의 확실한 타격자세를 갖추고, 루틴을 만든다. 일단 치고 나면 결과는 야구의 신이 결정해주는 것이니, 그 전의 과정에 충실하라는 것을 대다수 지도자가 타자들에게 강조한다.

김규성/KIA 타이거즈

그런데 KIA 타이거즈 백업 내야수 김규성(28)은 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서 이범호 감독에게 희한한(?) 특명을 받았다. 3-3이던 8회초 무사 1,2루서 정해원 대신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이범호 감독은 김규성에게 잘 맞은 타구도 필요 없고, 질 좋은 타구 역시 필요 없다고 했다.

“무조건 굴려라”고 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1점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 희생번트를 대야 정석이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굳이 희생번트로 아웃카운트 하나를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 아무래도 키움 마운드가 다소 약하니, 굳이 번트를 안 대도 1점 이상 뽑을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을 했을 수 있다. 대신 강공을 하다 너무 잘 맞으면 병살타의 리스크는 안고 가야 한다.

그래서 이범호 감독은 김규성에게 조건부 페이크번트&슬러시를 지시했다. 키움 내야진이 전진수비를 하면 번트 자세를 취하다 강공으로 전환해도 되고, 상황에 따라 희생번트를 시도해도 된다는 얘기였다. 어떻게 보면 어려운(?) 주문이었지만, 김규성은 100% 소화했다. 페이크번트&슬러시를 통해 전진수비한 1루수와 1루 쪽으로 옮긴 2루수를 잇따라 뚫고 외야로 빠져나가는 타구를 만들었다. 빗맞은 1타점 결승 우전적시타.

김규성은 2루수가 1루 방면으로 이동하는 것을 보고, 정면으로 타구를 보내려고 했다. 그러나 하다 보니 우측으로 타구가 갔다고 털어놨다. 어쨌든 적시타가 됐기 때문에 이범호 감독의 의도는 100% 맞아떨어졌다.

사실 김규성은 고척돔에서 강하다. 성적은 21타수 6안타 타율 0.286이지만 2홈런 5타점 6득점이다. 통산홈런이 6개인데 3분의 1을 고척에서 쳤다. 김규성도 이젠 동료가 된 조상우와 한현희(롯데 자이언츠)라고 정확히 기억했다.

이범호 감독은 7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1,2루가 되면 나간다고 얘기를 해놨다. 치게 되면 무조건 땅볼을 쳐야 된다고 했다. 잘 맞은 타구가 나와도 안 되고, 무조건 좋은 타구가 나오는 건 의미가 없으니까. 무조건 최소 1,3루로 만들어야 된다. 그래서 어떻게든 굴려줘야 된다고 했다. 대신 빼서 치는 것은 과감하게 쳐도 상관없다고 얘기를 해줬다. 과감하게 해줬다. 아무래도 코스가 좋게 잘 빠져나간 것 같다”라고 했다.

김규성/KIA 타이거즈

고척돔에서 강한 김규성임을, 이범호 감독도 알고 있었다. 이범호 감독은 웃더니 “맞아요. 규성이가 돔에서 잘해요”라면서 “홈런이 한번씩 나와줘야 되는데 아직 안 나오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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