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열정은 제일 좋다.”
KIA 타이거즈 오른손 외야수 정해원(21)은 휘문고를 졸업하고 2023년 3라운드 22순위로 입단한 내야수였다. 주 포지션이 3루다. 그러나 KIA 유망주들에게 3루는 무덤이다. 김도영이 건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내야에 젊은 선수가 다수 포진했다. 정해원은 작년부터 외야수로 전향했다.

정해원은 올해 육성선수 신분이었지만, 입단 당시부터 타격 재능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범호 감독이 2군 총괄코치 시절 지도했던 선수이기도 하다. 정해원은 올해 퓨처스리그 22경기서 81타수 27안타 타율 0.333 2홈런 9타점 24득점 OPS 0.902로 맹활약했다. 결국 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서 1군에 등록되면서 정식선수로 전환했다.
정해원은 1군 데뷔전서 뜻하지 않은 불문율 논란에 시달렸다. 11-0으로 앞선 6회초 1사 1루서 우중간안타를 날린 뒤 2루 도루를 했기 때문이다. 11점차, 6회, 심지어 키움 내야수들이 베이스 뒤로 물러선 상태였다. 이범호 감독은 대노했고, 최형우는 “예의에 어긋난 행동이다. 키움에 많이 죄송하다”라고 했다.
정해원은 선배들에게 주의를 받았고, 공수교대 때 곧장 김선빈을 따라 1루 키움 덕아웃 앞으로 가서 90도로 인사했다. 이것으로 사태는 일단락됐다. 키움도 정해원이 경기 중에 사과까지 했는데 이해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이범호 감독은 정해원에 대한 기대가 남다르다. 일단 타격부진 및 컨디션 조절로 2군에 내려간 최원준의 공백을 메워주면 좋다. 그러나 지금 부진한 최원준, 이우성, 부상으로 빠진 나성범 등이 돌아오는 것과 별개로 정해원을 잘 지켜볼 필요가 있다.
박정우, 신인 박재현, 최근 잘 하고 있는 오선우 등과 함께 KIA 외야 미래의 한 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KIA 외야는 리빌딩이 필요하다. 타격 재능이 좋고, 수비도 평균 이상이 되는 정해원은 중요한 자원이다.
이범호 감독은 5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정해원을 두고 “퓨처스리그에서 3할2~3푼을 쳤다. 꾸준히 안 빠지고 경기에 나갔다. 열정 자체도 제일 좋다는 얘기를 들었다. 에너지가 있을 때 선발로 내서 에너지를 잘 뿜어 주길 기대한다. 긍정적인 생각, 열정적인 플레이가 좋다. 지금 팀에 그런 선수가 필요하다. 못해도 상관없으니 열정만 보여주면 된다”라고 했다.
타격만 주목할 게 아니다. 이범호 감독은 “평균 이상이라고 얘기한다. 원래 3루를 봤는데 도영이가 있으니까 외야 수비를 시켰는데 타격에서도 훨씬 재능이 많이 나온다. 빠른 발을 가진 건 아니지만, 지구력이 상당히 좋은 친구다. 부상을 크게 당하는 스타일도 아니다”라고 했다.

정해원이 1군 데뷔전서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언제까지 기회를 받을지 알 수 없지만, 이 기회를 절대 허투루 흘려 보내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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