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20타석은 넘어가야 제대로 된 스윙을 할 수 있지 않을까…”
KIA 타이거즈 간판스타 김도영(22)과 한화 이글스 클로저 김서현(21)의 ‘1구 맞대결’이 여전히 화제다. 두 사람은 지난 4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맞붙었다. 한화가 3-1로 앞선 9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 김서현이 김도영에게 초구 한가운데로 포심패스트볼을 던졌다.

구속이 무려 161km로 나왔다. 트랙맨의 정확한 측정결과는 160.5km. 2023년 5월11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 160.7km에 이어 개인통산 두 번째로 가장 빠른 공이었다. 흥미로운 건 김도영은 이 공을 정확하게 받아쳐서 우중간 안타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그야말로 ‘잘 던지고 잘 친’ 순간이었다.
김서현은 김도영에게 ‘배웠다’라고 했다. 아무리 빠른 공을 던져도 한가운데로 들어가면 안타를 맞을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했기 때문이다. 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만난 KIA 이범호 감독도 이 장면을 떠올리며 두 사람을 칭찬하기에 바빴다. 우선 김서현이란 좋은 마무리가 한국야구에 나타났다고 칭찬했다.
김도영에 대해서는, 자신이 했던 예상이 기분 좋게 빗나갔음을 인정했다. 애당초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이 햄스트링 부상에서 회복돼 돌아오자 20타석 정도는 정상적인 컨디션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개막전서 딱 두 타석만 소화하고 1개월만에 돌아왔다. 이제 9경기, 33타석을 소화했다.
심지어 김도영도 복귀 직후 “지금은 직구보다 변화구에 타이밍이 더 잘 맞는다”라고 했다. 빠른 공 적응은 아무래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도영은 복귀전(4월25일 광주 LG 트윈스전)서 ‘대타 10초 적시타’를 선보인데 이어 4월26일 광주 LG전서는 시즌 첫 홈런을 쳤다. 4월27일 광주 LG전, 4월30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을 제외하면 무안타 경기가 없다.
9경기서 31타수 10안타 타율 0.323 1홈런 6타점 4득점 OPS 0.880. 아직 도루는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다. 3루타 및 헤드퍼스트슬라이딩 자제령까지 받은 상태. 그러나 이미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은 한 차례 했다. 그리고 복귀하자마자 비교적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급기야 김서현의 161km 포심패스트볼까지 안타로 연결하면서, 컨디션이 점점 올라오는 걸 입증했다.
이범호 감독은 이젠 김도영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했다. 기본적으로 김서현에게 만든 안타를 보면서 “도영이가 컨디션이 나쁘지 않고, 좋은 컨디션으로 끌어올리는데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처음엔 20타석 넘어가야 햄스트링에 대한 생각도 안 하고 제대로 된 스윙을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어제 같은 스윙이면 앞으로 좋은 타구가 훨씬 많이 나오지 않을까”라고 했다.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김도영의 햄스트링은 더 이상 문제가 없다고 했다. “이젠 부상에 대한 의식을 많이 떨쳐냈다. 지금부터 더 좋은 타구가 많이 나올 것이다”라고 했다.
KIA는 갈 길이 멀다. 김도영에게 완전히 휴식을 줄 여유는 사실상 없다. 단, 최형우에게 주 1회 정도 좌익수 수비를 맡기면서 김도영을 지명타자로 내보낼 구상도 하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형우가 좌익수 수비를 나간다고 했고, 도영이나 선빈이도 돌아가며 지명타자를 해줘야 한다. 지명타자를 통해 하체가 회복될 시간을 벌어주려고 한다”라고 했다.

사실 수비할 때 햄스트링에 부담이 있을 수 있다. 더구나 김도영은 올해 살짝 점프를 하면서 타구를 받는 루틴을 다시 한다. 그럼에도 김도영은 현재 정상적으로 수비를 해낸다. 타격감도 정상적으로 올렸다. 주루와 수비에서 조금씩만 조심하면, 그리고 간혹 지명타자로 나가면 문제없이 잔여시즌을 완주할 듯하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