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예상했던 대로"
LG 트윈스 코엔 윈은 지난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3실점(3자책)으로 역투하며 데뷔 첫 승을 손에 넣었다.
LG는 최근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게 되자,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를 활용해 호주 국적의 윈을 영입했다. 윈이 LG와 연이 닿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KBO는 2025시즌부터 '아시아 쿼터' 제도를 도입을 앞두고 있는데, 이에 LG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당시 윈을 초청해 함께 훈련하는 시간을 가졌다. 당연히 아시아 쿼터 제도를 염두에 둔 움직임이었다.
그런데 윈은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LG 유니폼을 입게 됐다. 에르난데스가 부상으로 이탈한 까닭. 그리고 지난 4일 SSG를 상대로 첫 데뷔전을 치렀는데,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윈은 1회 경기 시작부터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최정에게 127km 커브를 공략당해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맞으며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1회말 LG 타선이 윈에게 무려 4점을 지원했고, 윈도 덩달아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윈은 2회 라이언 맥브룸-고명준-박성한으로 이어지는 타선을 상대로 첫 삼자범퇴를 기록했고, 3회에도 이렇다 할 위기 없이 SSG 타선을 요리했다. 그리고 4회 최정에게 몸에 맞는 볼, 한유섬에게 2루타를 맞으면서 2, 3루의 위기 상황에 놓였으나, 맥브룸과 고명준을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매듭지었고, 5회에도 삼자범퇴로 SSG의 공격을 막아내며 승리 요건을 확보했다.


추가 실점이 나온 건 6회. 윈은 이닝 시작부터 최지훈에게 2루타를 맞았고, 후속타자 정준재를 땅볼 처리했으나, 이어지는 1사 3루에서 최정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2실점째를 기록했다. 그리고 한유섬에게도 2루타를 내주며 찾아온 2, 3루에서 맥브룸을 땅볼로 잡아내는 과정에서 3루 주자의 득점을 막지 못하며 3실점째를 마크. 그래도 윈은 후속타자 고명준을 땅볼로 묶으며 6이닝 3실점(3자책)으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사령탑은 윈의 투구를 어떻게 봤을까. 염경엽 감독은 5일 경기에 앞서 "예상했던 대로였다. 일단 볼넷이 없다. 우리 팀에서 선발은 볼넷이 너무 많다. 그러니 경기 자체가 되지 않는다"며 윈의 투구에 만족한 눈치였다.
전날(4일) 윈은 야구를 시작한 뒤 가장 중요한 경기였다고 표현하는 등 내년 LG에서 뛰고 싶다는 의사를 강하게 피력했는데, 염경엽 감독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여러 사람이 토론해서 결정을 해야 한다. 그리고 남은 경기들도 봐야 한다. 게다가 아시아 쿼터가 선발도 가능할지에 대한 여부도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을 아꼈다.
그래도 LG가 연패를 끊은 가운데, SSG와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하는데 큰 힘을 보탠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염경엽 감독은 "구단이 빨리 움직여줘서 5명의 선발을 안정적으로 돌릴 수 있어서 감사하다. 스프링캠프에서 미리 준비를 했기에 등판 날짜도 빨리 당길 수 있었다"며 "1회에 4점이 나지 않았으면 또 어떻게 될진 모른다. 외국인 선수들은 첫 경기가 매우 중요하다. 야구는 멘탈 싸움이기 때문이다. 쫓길 수 있었는데 타선이 편안하게 던지게 해줬다. 첫 스타트가 잘 돼서 본인에게 동기부여가 됐을 것"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한 경기로 모든 것을 평가할 순 없지만, 일단 첫 투구만 놓고본다면 합격점을 받은 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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