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수원 김경현 기자] "한 구 한 구, 매 타석 집중한다. 그것밖에는 없다"
키움 히어로즈의 '플레잉 코치' 이용규가 3안타 경기를 펼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용규는 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6타수 3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시작부터 이용규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1회 선두타자로 등장한 이용규는 중전 안타로 키움의 포문을 열었다.
일찌감치 앞서나갈 기회를 놓쳤다. 2회 2사 만루에서 두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2-2 카운트에서 고영표가 체인지업을 뿌렸고, 이용규는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삼진이 이용규를 일깨웠다. 4회 2사 1, 2루 세 번째 타석에서 중전 안타로 흐름을 이었다. 이어 송성문의 절묘한 내야 안타가 나오며 키움이 1점을 선취했다. 6회 무사 1루 네 번째 타석도 좌전 안타를 쳤다. 이어 4연속 안타와 희생 플라이를 묶어 키움은 대거 4득점을 올렸다.
나이를 잊은 활약이다. 85년생 이용규는 오는 8월 26일이면 40세가 된다. 지난 4월 18일 플레잉코치로 변신하기도 했다. 이전과 같은 경기력을 기대하긴 쉽지 않다. 하지만 특유의 근성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당장 4월 30일 롯데전에서 관록 넘치는 플레이를 보였다. 5회 선두타자로 등장해 기습 번트를 댔다. 타구는 절묘하게 2루수가 잡을 수 없는 곳으로 향했고, 이용규는 가볍게 1루를 밟았다. 박세웅은 이 플레이에 크게 흔들렸고, 5회에만 2점을 헌납했다.
고영표 역시 이용규에게 당했다. 2회 삼진을 제외하면 중요한 순간마다 이용규가 흐름을 이었다. 이용규의 안타 후에 고영표는 흔들리며 점수를 헌납했다.
경기 종료 후 이용규는 "원래 두세 경기 정도 하고 수원에 합류하라고 코치진에서 배려를 해주셨다. 팀이 (어려운) 상황이고, 경기 감각보다는 성격상 들이대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그냥 한 번 해보겠다고 했다"고 했다.
일찍 합류한 만큼 경기 감각은 올라오지 않았다. 이용규는 "그냥 집중해서 어떻게든 볼 잘 고르려고 한다. 지금도 더 많은 경기를 해야 감각적인 부분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그냥 한 구 한 구, 매 타석 집중한다. 그것밖에는 없다"고 답했다.
두 번째 타석 삼진이 약이 됐다. 이용규는 "체인지업을 계속 노리고 있었다. 볼 배합에 당했다. 직구가 연속으로 왔는데 2개 칠 수 있는 걸 놓쳤다. 마지막에 좋은 체인지업이 떨어졌다"며 "투수가 좋은 공을 던져서 제가 속은 것은 인정한다. 대신 다음 타석에서 똑같은 구종에는 속지 말자고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거기서 (안타 치고) 점수가 나서 다행이다"라고 돌아봤다. 이용규는 4회와 6회 모두 체인지업을 공략해 안타를 뽑았다.

플레잉코치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기분은 어떨까. 이용규는 "충분히 뛸 수 잇으니 관리를 한다. 팀이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도움이 되려고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힘들진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통산 400도루까지 단 3개가 남았다. 이용규는 "상황을 보고 살 수 있는 타이밍에 뛰는 거지, 세 개의 욕심 때문에 시도를 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노장은 죽지 않는다.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는 한 이용규의 야구는 계속된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