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수혜에도… 희비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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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국내 화장품 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시장에서는 미국‧중국 중심의 수출을 넘어 유럽 시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1분기 국내 화장품 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시장에서는 미국‧중국 중심의 수출을 넘어 유럽 시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국내 화장품 업체들의 올해 1분기 성적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지난해 ‘K뷰티’ 인기를 기반으로 해외 수출이 활발해졌던 가운데, 이번 1분기엔 업체별로 다소 희비가 엇갈린 모양새다. 특히 업계서는 미국‧중국 중심의 수출을 넘어 유럽 시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아모레 ‘맑음’, LG생건 ‘흐림’… 중국 부진 저점 지났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아모레퍼시픽은 연결기준 매출액 1조675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7.1%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2% 큰 폭으로 증가해 1,177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48.5% 늘어난 1,19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엔 역시 중국 부문이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라네즈‧이니스프리‧에스트라 등 자체 브랜드의 북미‧유럽 매출이 고성장한 점이 전체 실적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LS증권은 기업분석 보고서를 통해 “해외 사업 성장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어 긍정적”이라면서 “지난해 말 이니스프리가 미국 전역 세포라 전 매장에 입점했고, 에스트라 또한 세포라와의 독점 파트너십을 통해 진출을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사업은 최악을 지나고 있다”면서 “구조조정이 대체로 마무리됐고, 지난해 반영되었던 일회성 비용 또한 대체로 종료됐다”고 덧붙였다.

반면 아모레퍼시픽과 국내 화장품 업체 중에서 양대산맥을 이루는 LG생활건강은 K뷰티 상승세에도 수익성이 악화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이 1조6,979억원(1.8%↓), 영업이익 1,424억원(5.7%↓)을 기록한 것이다. 특히 뷰티 부문은 매출액 7,081억원(3.4%↓), 영업이익 589억원(11.2%↓)으로 하락 폭이 컸다.

다만 시장에선 LG생활건강에도 중국 사업 부문과 관련해 점진적 개선의 여지가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2023년부터 대표 브랜드인 ‘더후’의 리브랜딩 투자를 이어왔다”면서 “이 결실로 지난해 1분기, 중국 내 ‘더후’ 오프라인 점당 매출액 성장 전환했으며 그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LG생활건강의 선제적인 브랜드 투자와 시장 반등이 맞물릴 경우, 경쟁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럭셔리 화장품 시장은 경기 회복기에 소비 심리가 빠르게 개선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 화장품 수출국 중 중국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일본·미국·유럽의 비중은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 뉴시스
최근 국내 화장품 수출국 중 중국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일본·미국·유럽의 비중은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 뉴시스

◇ 애경산업, 수익성 큰 폭 ‘악화’… “유럽 시장 주목할 때”

생활뷰티기업 애경산업은 큰 폭으로 실적이 하락했다.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511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0.7% 감소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3.3% 줄어 60억원으로 집계됐다. 뷰티 사업의 1분기 매출액은 459억원, 영업이익은 11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7.2%, 88.4% 감소한 수준이다.

애경산업도 중국 시장의 소비 심리 위축에 크게 타격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비중국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국가별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에선 루나(LUNA) 브랜드, 미국에선 AGE20’S(에이지투웨니스) 브랜드를 기반으로 소비자층을 넓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업계서는 유럽 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기준 한국 화장품 수출 중에서는 중화권 비중이 28%로 여전히 높지만 전년 동기 대비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고, 일본과 유럽 수출 비중은 각각 11%‧16%로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유안타증권은 산업분석 보고서를 통해 “향후 유럽의 화장품 수출 비중은 2025년 연간 기준 17~18% 수준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국내 주요 수출기업들은 기존 미국‧중국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유럽 내 물류 인프라 확대, 현지 리테일 진입, 브랜드 맞춤형 포지셔닝 전략 등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주요 유럽 국가에서 전체 화장품 수입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산 화장품만 5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K뷰티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브랜드 충성도와 품질 경쟁력 기반의 수요 전환을 이끌고 있음을 시사하며, 유럽 내 시장 구조 변화의 초기 신호로 해석된다”면서 “한국 화장품이 고품질‧가성비‧클린뷰티 등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는 의미로, 향후 유럽 전역에서의 확산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근거자료 및 출처
LG생활건강/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잠정)실적(공정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50428800413
2025. 04. 28.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아모레퍼시픽/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잠정)실적(공정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50430800003
2025. 04. 30.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애경산업/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잠정)실적(공정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50429800499
2025. 04. 29.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뷰티 산업분석 보고서
2025. 04. 28. 유안타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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