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부산=박설민·김두완 기자 기후변화, 오염 등으로 인한 해양문제가 전 지구적으로 심화하고 있다. 이에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각국의 협력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단순한 기술이나 정책만으로는 복잡하게 얽힌 환경 문제의 해법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전문가들은 과학기술에 기반한 스마트한 솔루션이야말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여는 열쇠라고 입을 모은다.
◇ 이희승 KIOST 원장, “해양 문제 해결첨단 과학 기반 기술에 달려”
“바다를 보호하기 위해선 현재의 단순한 기술, 정책만으론 어렵다. 과학 연구 기반의 스마트하고 혁신적인 솔루션이 해양 환경과 결합할 때 우리는 바다의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
30일 이희승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원장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제10차 아워 오션 컨퍼런스(OOC) 2025’ 현장서 이같이 말했다. 아워 오션 컨퍼런스는 해양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회의다. 글로벌 정치, 산업계,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해양 보호 및 산업 관련 현안을 논의하고 필요한 공약을 약속하는 자리다.
각국 주요 인사들이 모인 만찬 자리에서 이희승 원장은 그간 KIOST가 이룬 해양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성과들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첨단 ICT기술과 해양과학분야를 접목한 새로운 해양 문제 해결 솔루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희승 원장은 “우리 모두 알고 있듯이 바다는 우리의 건강과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지금까지 바다는 우리에게 풍부한 일자리와 자원을 제공했지만 오늘날 기후변화, 오염, 자원 오염과 같은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확한 바다의 관측 연구가 필수적으로 이에 KIOST는 자율 주행 선박 및 수중 탐사선과 같은 무인 해양 시스템을 시험 및 평가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이러한 시스템들이 실제 해양 환경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희승 원장은 AI기술의 활용이 앞으로 해양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것이라 내다봤다. 실제로 △기후변화 △해양사고 △해수온 상승 △해양 오염 △어자원 남획 등의 문제 해결에 AI기술과 과학 연구를 적용한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 ‘로이드 선급협회(Lloyd's Register)’에 따르면 해양 연구 및 운송 분야 AI시장 규모는 현재 41억3,000만달러(약 5조8,757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14억7,000만달러(약 2조1,000억원) 대비 180% 증가한 수치다.
이희승 원장은 “해양 연구·산업 분야에서 AI기술의 커짐에 따라 KIOST 역시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KIOST는 주요 연안 지역에서는 원격 감지 및 AI를 활용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위성 데이터와의 연계를 통해 해양 환경 변화를 연구·감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해양위성부터 바이러스 감시체계까지… KIOST, 韓해양과학기술 대거 전시
이희승 원장의 말처럼 KIOST는 해양 연구 및 보호,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여러 기술들을 준비 중에 있다. 이는 벡스코 OOC 2025 학회장 내 부대행사로 마련된 전시회에서도 확인 가능했다. 인공위성부터 첨단 잠수정에 이르기까지 전시 분야도 다양했다.
KIOST가 선보인 기술 중 대표적인 것은 천리안 해양관측위성 ‘GOCI(Geostationary Ocean Color Imager)’였다. GOCI는 ‘통신해양기상위성(COMS)’에 탑재된 3개의 관측기 중 해양 탑재체다. 세계 최초의 정지궤도 해색위성이기도 하다.
GOCI의 후속 모델인 ‘GOCI-Ⅱ’도 전시돼 있었다. 이는 정지궤도 복합위성(Geo-Kompsat) 천리안2B호의 해양센서다. GOCI-II는 GOCI의 임무를 승계 받아 동북아시아뿐만 아니라 전구영역을 관측한다. 전 모델과 비교해 공간 및 시간 해상도, 관측영역, 광학적 성능 등이 향상됐다. 산출물 역시 13종에서 26종으로 확대됐다.

GOCI, GOCI-II를 통해 얻은 위성데이터, 이어도 해양과학기지 등에서 수집된 각종 해양데이터를 기반으로 KIOST는 ‘전지구 해양기후모델(KIOST-ESM)’도 개발했다. 이는 미래 기후변화를 예측하기 위한 수치예측 모델이다.
KIOST-ESM의 특징은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데이터를 입력하여 단순히 시뮬레이션 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탄소순환 모의와 해양표층수온‧염분‧해면기온 등 다양한 기후지표를 현실에 가깝게 재현한 미래의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만들어 낸다.
KIOST는 ‘감염성 해양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이택견 생태위해성연구부 책임연구원이 개발한 ‘감염성 해양 바이러스 가시화 체계’다. 각 연안 지역의 해수 채집으로 얻은 바이러스 데이터를 지리 정보 시스템(GIS) 시각화한 것이 이 시스템이다. 최근 기후변화로 급증하는 신종 해양 감염성 바이러스 대응책 마련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희승 원장은 “KIOST는 과학 기술이 환경 보호와 더 나은 해양 환경 관리를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전 세계 파트너와 협력하는 저희 사명으로 더욱 지속 가능한 미래를 구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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