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임경제] '국내 대표 핀테크 기업' 토스가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를 두고 "안타깝다"는 의견이 나온다. 우선 금융당국의 국내 상장 활성화 기조와 방향이 맞지 않다. 더군다나 당국 인가를 통해 종합 금융사로 성장한 토스여서 해외로 눈을 돌리는 행보가 모순된다는 지적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는 지난해부터 해외 상장주관사를 물색하는 등 미국 상장 절차를 준비 중이다. 미국 증시에서는 기업가치를 10조원 가까이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이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토스 입장에서는 자신감이 생길만 하다. 먼저 지난해 창사 최대인 매출 1조800억원을 올리며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일부 자회사에 편중된 것이 아니라 고른 성장세를 통해 이뤄낸 성과기에 성장세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다.
다만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과는 온도 차가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속적으로 국내 유니콘 기업들의 증시 안착을 독려해 왔다. 기관투자자 의무보유 확약 강화, 수요예측 제도 개선, 주관사 책임 강화, 상장폐지 기업의 비상장 거래 지원 등 다양한 제도 개선이 그 일환이다.
그럼에도 지난 2022년 당시 상장 전 투자 유치를 통해 약 8조9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던 토스가 해외로 유출된다면 정책이 수포로 돌아가는 셈이다.
지난해 10월 제18차 정례회의에서 한 금융위원은 "한국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서 상장하더라도 반드시 한국 상장을 패스하지 않도록 혁신도 하고 도와주면서 유도하는 것들도 좋지 않을지"라고 말했다.
또 "미국 상장이 가지고 있는 허황, 기대감에 비해 그쪽 투자자들이 가지는 여러가지 까다로운 요건들이 있기에 그런 부분도 같이 고려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토스의 미국 상장에 대한 당국 의중을 엿볼 수 있는 발언들이다.
금융위는 최근까지도 이같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내 기업들이 한국이 아닌 미국 상장을 도전하는 상황에 대해 "그냥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토스가 현재의 위치까지 오르게 된 과정을 감안하면 국내의 테두리 밖에서 움직이는 것은 모순이라는 평가도 따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20년 토스증권에게 증권업 진출을 위한 투자중개업 예비인가를 내줬다. 이후 2021년 6월 토스뱅크의 은행업을 승인하며 제3호 인터넷전문은행을 탄생시켰다.
지난해부터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출범했다. 이렇듯 토스가 은행·증권·보험 '3박자'를 갖출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국내 금융당국의 승인이 있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은 금융업 인가뿐 아니라 타 금융사들로부터 출자를 독려하는 등 핀테크 산업의 성장을 꾸준히 지원해왔다"며 "그럼에도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해외로 나간다면 아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액주주들도 불안에 떨만하다. 비바리퍼블리카의 개인 투자자 지분은 약 35%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투자자인 만큼 이들 대부분은 상장을 통한 투자금 회수를 기대할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미국 상장의 경우, 일반 주주들이 주식을 매각하려면 별도의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국내 상장 대비 진입 장벽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토스 측은 아직까지는 미국 상장 여부에 대해 명확한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토스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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