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예산 정국’이 본격화한 후 연일 ‘민생’을 부각하고 있다. 최근 지지율 하락에 이어 ‘신천지 의혹’을 둘러싼 당의 내홍이 심화하는 등 악재가 거듭되자, 민생을 전면에 내세워 국면을 전환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국의 이슈가 민생으로 전환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김민석 대표의 신천지 의혹에 대한 사과 이후에도 당의 내홍이 이어지고 있고, 조작기소 특검법과 조희대 대법원장 국정조사 문제 등 민생보다 정쟁이 부각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 민주당, ‘민생’ 통해 ‘국면 전환’ 시도
김 대표는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이 제기했던 신천지 의혹에 대해 “상처 입으신 모든 분과 당을 사랑하는 당원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다시 드린다”고 공개 사과했다.
이처럼 김 대표가 신천지 의혹에 대해 공개 사과한 데는 지난 3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사과한 후 정청래 전 대표와 친청계(친정청래계)가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등 내홍이 가라앉지 않은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 대표는 이날 “당의 자정 노력과 제도 개선을 통해 제기된 문제를 해결하고 당의 화합과 민생에 집중해 가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지난 4일 최고위에서도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한 국회 심사에 대해 “법정시한 내 처리에 대해선 국회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하거나, 정부에 ‘가상자산 소득 과세 유예’를 공식 제안했는데 이 또한 민생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김 대표 외 친명계(친이재명계)도 민생을 강조하고 나섰다. 신천지 신도의 집단 당원 가입 의혹 조사를 맡았던 박선원 최고위원(당원정비 TF 단장)은 “지금 세계가 녹록지 않고, 민생이 힘들다”며 최고위의 별도 결정이 있지 않은 한 신천지 의혹과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친명계인 김영진 의원은 전날(5일) MBC 라디오에서 “지금 당내에서 분란과 논란이 있는 것에 대해 국민과 대다수의 당원은 관심이 없다”며 당의 통합과 민생, 국민을 위한 헌신을 강조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민생을 부각하는 것은 당의 악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국면을 전환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 내홍·특검법·조희대는 ‘숙제’
하지만 이 같은 민주당의 국면 전환 시도에 향후 과제가 적지 않다. 우선 김 대표의 사과 이후에도 당의 내홍은 계속되고 있다.
친청계인 이성윤 최고위원은 이날 김 대표의 공개 사과 이후에도 “어떤 점을 잘못했는지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직접 사과하며 재발 방지까지 약속해야만 진정한 사과”라며 “근거 없는 신천지 의혹으로 당원에게 모욕과 상처를 주고 우리 당을 자칫 위헌 정당이라는 위험에 빠뜨리며, 야당이 우리 당 신천지 의혹을 수사하라는 공격의 빌미까지 준 해당 행위에 대해 피해자 당원에게 직접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직격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친청계 내에서 김 대표와 자신이 만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 “국회의원 몇몇이 밀실에서 짬짜미로 풀 문제가 아니다. 당원의 마음이 중요(하다)”고 적었다. 김 대표와의 회동을 통해 수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김 대표의 취임 100일(오는 24일)을 기점으로 정 전 대표의 공세 수위가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 전 대표는 지난달 31일 유튜브 채널 ‘박시영TV’에 출연해 김 대표의 취임 100일 후 자신의 역할에 대해 “그때 어떤 깃발을 들 것인지, 그 깃발에 어떤 글씨를 쓸 것인지, 지금 하나하나 생각하고 글을 써놓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표 측도 이 같은 갈등을 봉합하는 것이 김 대표의 최대 숙제로 보고 있다. 민생을 통해 국면을 전환하고, 정국 주도권을 잡으려는 상황에서 내부 갈등이 이어지면 주도권을 잡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조작기소 특검법과 조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 문제로 여야의 갈등이 확대돼 민생보다 정쟁이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당장 국민의힘은 이날 조작기소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 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본인이 저지른 범죄를 덮으려고, 본인이 받아야할 재판을 받지 않으려고 민주당을 시켜 재판을 없애기 위한 ‘공소취소 특검법’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이게 나라인가. 이런 사람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오는 7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에서 장외 집회에 나서고, 9~10일엔 청와대 앞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와 의원총회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 문제도 여야 갈등의 뇌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내주 의총에서 조 대법원장 국정조사 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당내 ‘탄핵 추진론’, ‘탄핵 불가론’, ‘국정조사론’ 등이 공존하는 상황을 언급하며 “한병도 원내대표가 (지난 3일) 의총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내주 의총을 열어 결정되지 않을까(예상한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예산 정국 상황에서 조 대법원장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민주당은 민생 예산은 뒷전으로 미룬 채 대법원장 몰아내기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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