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부산시가 23년간 부산의 생활폐기물을 처리해 온 강서구 명지자원에너지센터(명지소각장)의 폐쇄를 공식화했다. 생곡소각장 건립과는 별개로 판단하겠다는 원칙을 분명히 했지만, 폐쇄로 비게 될 처리 용량을 메우는 일은 과제로 남았다.
전 시장은 30일 오후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명지자원에너지센터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기술진단 최종보고서 결과와 지난 10월 28일 박상준 강서구청장이 건의한 공식 폐쇄 요청을 반영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 시설 노후도·안전성 우선 판단
명지소각장은 2003년 가동을 시작한 노후 시설이다. 전 시장은 이번 폐쇄가 시설 자체의 노후도와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객관적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기술진단 보고서 역시 노후시설의 폐쇄 필요성을 제시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대규모 보수로 수명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노후화와 향후 운영의 적정성을 감안하면 계속 가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눈여겨볼 대목은 신규 시설과의 관계다. 전 시장은 보고서와 실무진이 신규 소각시설 확충과 연계한 폐쇄가 더 합리적이라는 의견을 냈다고 소개하면서도, 이번 결정은 신규 시설 확충과는 별개의 판단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브리핑에 앞서 강서구와 시설 폐쇄 제반 사항, 생활폐기물 안정 처리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며 협약에 함께한 박 구청장과 시의원 2명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 책임 분담·시민 의견 반영 약속
부산의 폐기물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는 게 전 시장의 진단이다. 그는 폐쇄에는 책임 있는 준비가 따라야 한다며 2030년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에 차질 없이 대응하고, 2033년까지 안정적인 처리 체계를 갖추겠다고 밝혔다. 해법으로는 16개 구·군의 공동 대응을 내세웠다.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각 구·군과 충분히 협의해 책임을 나누고, 그 과정에서 시민 의견을 최우선으로 듣고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전 시장은 행정의 원칙도 분명히 했다. 그는 행정의 신뢰가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에서 나온다며 시민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을 공식 절차나 검토 없이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시민의 건강과 환경, 세금과 시간을 정치적 논란에 이용해서는 안 되며 시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소신도 덧붙였다. 생곡소각장 건립을 둘러싼 에코델타시티 주민들의 우려에는 깊이 공감한다며 의견을 듣고 또 듣겠다고 했다.
◆ 명지·생곡 문제 서로 별도 판단
이어진 기자 질의에서는 대체 시설과 생곡소각장의 관계에 관심이 모였다. 대체 부지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전 시장은 16개 구·군과 머리를 맞대 공동대응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답했다. 폐쇄 전까지 안전에는 문제가 없겠느냐고 묻자 현재도 설계수명은 다했다며 대규모 보수로는 안전성과 운영 적정성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역별 자체 처리 방안도 검토하느냐는 물음에는 명지소각장 폐쇄와 생곡소각장 건립이 연계돼 있지만 서로 별도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전 시장이 다음 일정으로 자리를 뜬 뒤 단상에 오른 문정주 기후환경국장은 생곡 관련 내용이 협약에서 빠진 이유에 대해 기술진단 결과에 따라 이날은 명지 폐쇄를 먼저 결정했다며 시의 역할은 갈등을 조정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왜 2033년이냐는 물음에는 소규모 수선으로 가동을 유지할 수 있다는 진단 결과와 수도권의 초과 물량 사례를 들어 구·군과 협력해 준비할 기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처리 용량에 대해서는 170톤 규모 2기가 운영 중이어서 폐쇄하면 340톤의 처리 용량이 줄어든다며 대체시설 확충 계획을 밝혔다. 생곡과 별도로 소각장 두 곳을 고려하느냐는 마지막 질문에는 여러 곳을 따로 두는 것은 아니라고 짧게 답했다.
이번 결정으로 시는 노후 시설의 폐쇄 방향과 목표 시점을 처음 공식화했고, 강서구와도 협약으로 뜻을 모았다. 다만 대체시설의 위치와 규모, 생곡소각장과의 관계는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직매립 금지까지 3년 남짓 남은 만큼 구·군 책임 분담과 주민 소통을 담은 실효성 있는 계획을 내놓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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