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육영수예요, 담배 좀 줄여요"…청와대도 열혈 시청했던 '수사반장' 최불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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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육영수 여사는 최불암에게 "담배를 몇 대를 태우세요?"라고 물었고, 최불암이 "넉 대 태웁니다"라고 답하자 "아이고, 두 대로만 해요"라고 당부했다.故 최불암./사진공동취재단

[마이데일리 = 서기찬 기자] '국민 배우'이자 '국민 아버지'로 오랜 시간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배우 최불암이 향년 87세로 세상을 떠난 가운데, 생전 그가 밝힌 고(故) 육영수 여사와의 뜻밖의 인연이 다시금 화제를 모으고 있다.

30일 사단법인 제로캠프에 따르면, 고인은 건강 악화로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지난 29일 오후 10시 30분 숨을 거뒀다. 올3월 건강 이상설이 불거진 이후 재활에 집중해왔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장례는 그가 오랜 기간 몸담아온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치러진다.

고인의 비보에 지난 2024년 4월 방송된 MBC '돌아온 레전드 수사반장'에서 공개된 청와대 전화 비화가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최불암은 대표작 '수사반장'이 한창 인기리에 방영되던 1974년의 한 일요일을 떠올렸다.

그는 "1974년도 일요일이었다. 집사람이 전화를 받더니 '여보 청와대 부속실에서 전화가 왔어'라고 하더라"고 운을 뗐다. 이어 "받아서 어정쩡하게 기다리는데 웃음소리가 들리더니 '나 육영수예요'라고 그러더라. 벌떡 일어났다"며 당황스러웠던 순간을 회상했다.

'국민 배우'이자 '국민 아버지'로 오랜 시간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배우 최불암이 향년 87세로 세상을 떠난 가운데, 생전 그가 밝힌 고(故) 육영수 여사와의 뜻밖의 인연이 다시금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배우 故 최불암./마이데일리

육 여사가 방송국도 아닌 연기자의 집에 직접 연락을 취한 이유는 다름 아닌 '수사반장' 속 박 반장의 흡연 장면 때문이었다. 육 여사는 최불암에게 "담배를 몇 대를 태우세요?"라고 물었고, 최불암이 "넉 대 태웁니다"라고 답하자 "아이고, 두 대로만 해요"라고 당부했다.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이 TV로 '수사반장'을 시청하며 최불암이 담배를 태울 때마다 줄담배를 따라 피우자, 건강을 우려한 육 여사가 직접 나선 것이었다. 최불암은 "전화 너머 대통령께서 '쓸데없는 얘기를 하고 그래'라고 하시더라"며 "그게 잊히지 않는 사건"이라고 전했다.

1939년생인 최불암은 1959년 연극 '햄릿'으로 연기 인생을 시작했다. 이후 1971년부터 1989년까지 MBC '수사반장'에서 주인공 박영한 반장 역을 맡아 강직하고 인간미 넘치는 형사상으로 전국적인 스타덤에 올랐다.

이어 1980년부터 2002년까지 방영된 MBC '전원일기'의 '김 회장' 역을 통해 특유의 푸근함을 보여주며 '국민 아버지'라는 독보적인 타이틀을 얻었다. 이외에도 '제1공화국', '여명의 눈동자', '그대 그리고 나', '영웅시대' 등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굵직한 작품들에 출연하며 한국 방송사에 거대한 족적을 남겼다.

2011년부터 2025년까지는 KBS 1TV '한국인의 밥상' 진행자로 14년간 전국을 누비며 정겨운 우리네 음식과 사람 이야기를 전했다. 그러나 지난해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후 건강이 악화하면서 정들었던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한편 제14대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한 고인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전국후원회장과 사단법인 제로캠프 이사장으로 활동하는 등 소외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사회공헌에도 헌신적인 발자취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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