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신세계백화점이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을 인수하고 부산 센텀시티 일대에 대규모 복합단지인 ‘신세계 타운’을 조성한다. 2009년 신세계 센텀시티 개점 이후 17년간 같은 상권에서 경쟁해 온 두 백화점이 신세계 중심으로 재편된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을 인수해 기존 신세계 센텀시티와 연계한 복합 라이프스타일 거점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센텀시티점의 자산 매각과 영업 종료를 결정하고 부산본점 등 주요 거점 점포에 투자를 집중하기로 했다.
이번 거래의 매수자는 신세계이며,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등 관련 절차를 거쳐 거래가 최종 종결될 예정이다. 롯데 센텀시티점의 영업 종료 시점은 심사가 마무리된 이후 확정되며, 거래 종결 전까지는 정상 영업한다.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은 2007년 개점했으나 2009년 바로 옆에 신세계 센텀시티가 들어서면서 경쟁이 본격화됐다. 이후 신세계 센텀시티가 부산을 대표하는 쇼핑 명소로 성장하면서 두 점포의 매출 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지난해 기준 신세계 센텀시티의 연 매출은 2조2642억원으로, 롯데 센텀시티점의 1352억원보다 약 16.7배 많았다. 롯데 센텀시티점은 한때 연 매출 3000억원대를 기록했지만 이후 매출이 감소했다.
롯데백화점은 점포 경쟁력 회복을 위해 2024년 무신사 스탠다드 등을 입점시키며 고객층 확대에 나섰다. 그러나 신세계 센텀시티와의 매출 격차를 좁히지 못했고, 같은 해 매각 자문사를 선정하며 점포 매각을 추진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매각 본입찰을 진행했지만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못했다. 당시 부지 용도변경에 제약이 있다는 점 등이 매각의 걸림돌로 거론됐다. 이후 신세계가 인수에 나서면서 롯데 센텀시티점은 개점 19년 만에 경쟁사에 매각되는 상황을 맞게 됐다.
롯데백화점은 고객 수요와 시장 환경 변화로 센텀시티점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점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했지만 자산 매각을 통해 주요 성장 거점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영업 종료에 따른 임직원과 입점업체 지원 방안도 마련한다. 롯데백화점은 임직원의 부산 상권 내 전환 배치를 우선 검토하고, 입점 파트너사에 대해서는 계약 조건에 따라 영업 전환을 지원할 계획이다. 고객과 임직원, 파트너사에는 영업 종료 일정을 사전에 안내하기로 했다.
신세계는 이번 인수를 통해 센텀시티 일대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 백화점과 인수 점포를 연계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쇼핑·문화·여가 기능을 갖춘 복합 공간으로 재편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 센텀시티는 2009년 개점 당시 스파랜드와 아이스링크 등 레저·문화시설을 결합한 복합 쇼핑 공간으로 문을 열었다. 2016년에는 지역 백화점 최초로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했으며,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연 매출 2조원 이상을 기록했다.
신세계는 2016년 센텀시티몰을 개장한 데 이어 인근 C부지 개발을 추진하는 등 센텀시티 일대 사업을 확대해 왔다. 이번에 인수하는 롯데 센텀시티점도 새롭게 단장해 기존 백화점과 연결하고, 두 점포의 통합 운영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계획이다.
센텀시티 내 C부지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신세계는 해당 부지에 럭셔리 호텔과 프라임 오피스, 프리미엄 레지던스 등을 조성해 쇼핑과 업무, 숙박, 주거 기능을 결합한 복합단지를 구축할 방침이다.
롯데백화점은 센텀시티점 매각을 계기로 부산 지역 점포의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부산본점은 전관 리뉴얼을 준비하고 있다. 이달 지식재산권(IP) 전문관 개장을 시작으로 단계별 리뉴얼을 진행할 계획이다. 부산본점은 올해 외국인 매출이 150% 이상 증가하는 등 외국인 고객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위치한 롯데몰 동부산점도 브랜드 구성을 강화해 지역 쇼핑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부산 외 지역에서도 주요 점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인천점과 노원점의 전관 리뉴얼을 완료했으며, 잠실점은 이달 식품관을 시작으로 전관 리뉴얼에 들어갔다. 본점은 연말 대형 미디어 파사드 ‘롯데타운 라이트’와 신규 공간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규 쇼핑몰 사업도 추진한다. 최근 서울 청량리에 ‘롯데몰 벨리타운 청량리’를 개장했으며, 대구 수성과 서울 상암, 인천 송도, 전북 전주 등에도 대형 쇼핑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번 거래로 신세계는 부산 센텀시티 상권에서 기존 점포와 인접 부지를 연계한 대규모 복합개발에 나서고, 롯데는 센텀시티점 영업을 종료하는 대신 주요 점포와 신규 쇼핑몰에 투자를 집중하게 됐다.
박주형 신세계 대표이사 사장은 “이번 양수도는 양사가 경쟁을 넘어 각자가 더 발전할 수 있는 경영 환경을 마련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인수를 계기로 신세계 센텀시티를 쇼핑과 문화, 관광, 도심형 공간이 유기적으로 융합된 신세계 타운으로 개발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핵심 랜드마크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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