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산청군민들이 급격한 인구절벽과 잇따른 대형 자연재해라는 이중고를 딛고 지역의 명운을 건 상경 투쟁에 나섰다.
경남 서부의 만성적인 교통 단절을 해소할 철도망 확충과 붕괴 위기에 처한 농촌 공동체를 지탱할 소득 안전망 구축을 정부에 직접 호소하기 위해서다.산청군은 22일 세종특별자치시 국토교통부 청사 정문 앞에서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 및 농어촌기본소득 선정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현장에는 유명현 산청군수와 안천원 산청군의회 의장을 비롯해 군의원 전원, 산청군 새마을회와 재향군인회 등 주요 사회단체 관계자와 지역 주민 200여명이 집결했다.
이번 대규모 집회는 기초지자체의 자체 재정력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적 위기 상황에서 비롯됐다.
산청군은 지난해 발생한 초대형 산불에 이어 유례없는 집중호우와 수해 등 대규모 자연재해를 잇달아 겪으며 군 전역의 산업기반과 정주여건이 심각하게 훼손됐다.
여기 지방소멸이라는 가속 페달까지 더해지면서 국가차원의 특단 대책 없이는 지역 자생이 불가능하다는 위기감이 군민들을 거리로 이끌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손피켓을 든 채 '대전~남해선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과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 즉각 선정'을 핵심구호로 내걸고 정부의 결단을 강하게 압박했다.
특히 이날 현장에서는 산청군의회 군의원 6명이 군민의 절박한 목소리를 대변하고 배수의 진을 치겠다는 의미로 전격 삭발식을 거행했다. 군의원들의 머리카락이 잘려 나가는 엄숙한 침묵 속에서 지켜보던 군민들은 울분과 함성으로 연대의 뜻을 전하며 결집력을 높였다.
삭발을 마친 의원 대표는 머리카락 한 올마다 3만3000 산청군민의 절규와 생존권이 걸려 있다며 현안이 관철될 때까지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전했다.
단상에 오른 지역 지도부 역시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경제 논리를 비판하며 국가 균형발전 차원의 정책결단을 강력히 주문했다.
유명현 산청군수는 결의 연설을 통해 연이은 재난과 인구 유출로 존폐의 벼랑 끝에 몰린 현실을 토로하며 "대전~남해선 철도망은 단순한 교통편의를 넘어 단절된 서부경남의 숨통을 틔울 생명선이자 국가 균형발전의 핵심 축"이라고 강조했다.
안천원 산청군의회 의장도 지방의 소멸 위기는 농어촌 주민들의 탓이 아니라 오랜 세월 누적된 국가 불균형 성장 정책의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안 의장은 산청을 관통하는 철도 인프라 개설과 함께 농어촌기본소득이야말로 재해 피해 주민들의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고 무너진 지역사회를 지탱할 가장 현실적인 사회안전망이라며 정부의 시범사업 우선선정을 역설했다.
주민 대표로 마이크를 잡은 고영화 산청군 새마을회장은 고속철도 인프라 하나 없이 오랜 기간 의료와 교육, 산업 격차를 감내해 온 낙후지역의 박탈감을 지적했다.
고 회장은 국토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국가 계획인 만큼 기획재정부식 비용편익분석(B/C)과 같은 단순 경제성 논리를 뛰어넘어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대전~남해선을 신규사업으로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의대회를 마무리한 산청군 참가단은 공동 건의문을 낭독한 직후 국토교통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세종청사 관계 부처를 차례로 방문했다.
유명현 군수와 안천원 의장은 해당 부처 실무진에게 건의문을 직접 전달하며, 경남 서부권 교통 소외 해소를 위한 철도망 조기 착공 계획 수립과 재난피해 극복을 위한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지 선정을 국정과제 수준으로 전향 검토해 줄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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