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ETF 책임론에 금감원 노조 반격…“금융위 종속된 감독체계가 문제”

마이데일리
금감원 노조는 21일 ‘범인은 정책에 종속된 금융감독체계’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냈다. /금감원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사태의 책임을 금감원에만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며 금융위원회에 종속된 현행 금융감독체계를 비판했다. 금융정책의 부작용을 사전에 파악하더라도 금감원이 독자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인 만큼 감독기구의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금감원 노조는 21일 ‘범인은 정책에 종속된 금융감독체계’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이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의 주범은 1999년 금융감독원 출범 이후 정책에 종속될 수밖에 없도록 개악된 현행 금융감독체계에 있다”고 밝혔다.

이번 성명은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상장 심사 과정과 투자자 보호 조치를 둘러싼 책임론이 불거진 가운데 나왔다.

앞서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19일 국정감사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출시 일정을 맞추기 위해 심사를 서둘렀다고 인정했다. 해당 상품이 국내 증시 변동성을 키웠다는 지적에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입장을 밝히며 투자자 피해에 대해 사과했다.

노조는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금융위가 금감원의 조직과 예산을 통제하는 현행 감독체계를 지목했다.

현재 금감원은 금융위의 지도·감독을 받으며 정원과 예산 역시 금융위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노조는 “행정부에서 추진하는 금융정책에 부작용과 문제점이 있더라도 예산 등 기관 차원의 불이익을 받을 우려로 소신 있는 의견을 내기 어려운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정책 추진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되더라도 금감원에 이를 바로잡을 권한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노조는 “정책 수립 후 추진 과정에서 부작용과 문제점이 조기에 포착되더라도 금융감독원은 감독규정 제·개정 및 안건 상정 권한이 없어 적시성 있는 대응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정책 결정과 감독 책임이 분리된 구조도 비판했다. 금융정책의 부작용으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면 사후 감독 책임은 금감원이 지는 반면, 이를 계기로 금융당국의 통제는 오히려 강화된다는 것이다.

노조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가 과거 금융사고에서도 반복됐다고 주장했다. 2011년 저축은행 부실사태와 2013년 동양그룹 기업어음(CP) 사태, 2020년 사모펀드 사태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했다.

이에 노조는 금융감독기구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 개편을 요구했다.

우선 금융위가 보유한 금감원 지도·감독권과 예산 승인권을 국회로 이관해 경영상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감원장 임명 과정에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도입하고, 금감원이 감독규정을 직접 제·개정하거나 금융위에 안건을 상정할 수 있도록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는 제안도 내놨다.

또 금감원이 공공기관 지정 대상에서 제외되도록 공공기관운영법을 개정해 행정부의 통제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금융감독원에 감독규정 제·개정 및 금융위원회 안건 상정 권한을 부여해 정책당국과는 독립적인 의견 개진의 자유를 보장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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